시선뉴스=조재휘 기자 / 디자인=이윤아proㅣ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장면은 이제 영화나 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하다. 이미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지구 근접 궤도에서 움직이는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를 막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27일에는 인류 최초의 소행성 방어 실험이 우주에서 이뤄지기도 했다. 이 실험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며 어떤 기술이 필요한 것일까.

‘소행성’은 태양계에 속하는 무수한 작은 천체를 이르는 말로 몇몇 소행성들의 경우 지구의 경로를 가로지르는 궤도를 갖고 있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게 되면 지각의 일부는 소멸될 것이고 지구 곳곳에 충격파가 전달되어 수많은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인류에게 엄청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개발을 진행해 왔다. NASA는 지난해 11월 말 인류 최초의 지구방어 전략을 실험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다트 우주선을 실은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을 발사하면서 첫 실험을 진행했다. 

지구 충돌 코스의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실험을 위해 발사된 미국 우주선이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27일 지구에서 약 1,100만km 떨어진 심우주에서 목표 소행성 ‘다이모르포스(Dimorphos)’와 정확히 충돌했다. 

작년 11월 말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자판기 크기의 DART 우주선은 충돌 4시간 전 약 9만km 밖에서 ‘스마트(SMART) 항법’ 비행체제로 전환했다. 그리고 관제팀 개입 없이 카메라에만 의존해 점으로만 확인된 쌍소행성계를 향해 자율비행을 했다.

우주선은 충돌 직전 다이모르포스와 약 1.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780m 크기의 ‘디디모스(Didymos)’를 지난 뒤 자갈이 깔린 다이모르포스의 표면이 가득 채워진 이미지를 마지막으로 전송하고 신호가 끊겼다. 이 이미지를 통해 다이모르포스의 모양과 표면이 처음으로 확인되었다.

인류가 소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을 실제 소행성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실험은 향후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이 발견될 경우, 우주선을 소행성과 충돌시켜 궤도를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지구와 소행성을 충돌을 막는 게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우주선이 10개월여 비행 끝에 목표한 작은 소행성을 찾아가 정확히 충돌 임무를 수행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번 충돌로 다이모르포스의 궤도에 변화가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천체관측 시설을 이용해 이 소행성을 관찰하고 있다. 연구진은 780m 크기의 ‘디디모스(Didynmos’를 1.2km 떨어진 궤도에서 11시간 55분 주기로 회전하고 있는 다이모르포스가 이번 충돌로 궤도가 미세하게 변하면서 공전주기가 10분가량(약 1%) 짧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총 3억 800만 달러(약 4,290억원)가 투입된 DART 우주선 충돌로 다이모르포스의 궤도가 실제 바뀌었는지는 앞으로 수주에 걸쳐 지상과 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충돌에서 먼지 같은 것이 이렇게 분출되었는데 약간 들떠 있는 먼지들이 소행성 표면으로 다시 가라앉는데 한 2주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충돌까지는 성공했다 하더라도 실제 궤도가 바뀌는지 정확하게 확인하는 데에는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소행성에 대해 가만히 앉아서 위협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우주 공간에 나가서 그 궤도를 변경해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나 소설에서만 보던 장면들이 현실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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