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류서재가 빼앗긴 땅에서 피는 꽃, 흥선대원군의 ‘석파란’ 개정판(출판사:화리원)을 출간했다.

이 책은 드라마, 영화 등의 영상 문학상, 고대문학 작가상,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작품이다.  ‘석파란’ 개정판은 ▲1장 네 마음이 내 마음이다 ▲2장 배신의 얼굴 ▲3장 네 마음은 내 마음이 아니다  등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제공=출판사 화리원

석파 이하응은 조선 말 국가 운명을 주도한 대원군으로 한국 정치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며, 석파란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그린 난초를 말한다. ‘방안에서 천하를 본다’는 책의 부제는, 흥선대원군이 방안에서 천하를 바라보며 석파란을 치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문을 닫아도 그 향기를 숨길 수 없다는 난초는 작고 가녀리지만 척박한 바위에도 꺾이지 않는 신념, 외롭고 고단한 정신적 수양을 내포하고 있다. 이 책은 흥선대원군의 묵란, 석파란의 선묘(線描)에서 풍기는 직관적 인상을 농밀한 문장으로 풀어낸 특징을 보인다.

정은경(문학평론가, 중앙대 교수)는 “흥선대원군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스토리텔링 되어 정치적 측면에서 난세의 영웅, 조선의 몰락을 앞당긴 국수주의자로 이야기되어 왔는데, 소설 <석파란>은 지워진 예술가로서의 이하응을 섬세한 솜씨로 되살려 놓아, 석파란이라는 작은 화폭 안에 풍운아 이하응의 파란만장한 정치적 삶과 고뇌를 난을 치듯 절묘한 솜씨로 그려 넣은 한 장의 문인화이며, 그 필치를 통해 생의 파란과 고뇌를 읽어내고 있는 한 편의 서사시”라고 평했다.  

이 책에서 석파란은 흥선대원군이 개혁을 단행하는 권좌에 오르기까지 외로운 길을 함께 걸어온 정신적 동지와 같은 느낌으로 표현되어 있다. 또한, 선비의 개결함은 단 한 번에 허공을 치고 오르는 난엽에 잘 표현되어 있다. 세도정치 타파, 비리의 온상인 서원을 부수고 신주를 땅에 묻은 철원매주(撤院埋主), 외세 침입을 막는 쇄국정책 등의 공과는 석파란의 밑그림으로 형성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설익은 세월을 살았던 흥선대원군은 힘없는 왕족으로 숨죽여 살아야 했던 비통한 세월을 석파란으로 표현했다. 석파란은 최고의 경지에 오른 묵란으로 평가되며, 석파란의 심미적 완성 과정을 이 책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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