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허정윤 PD / 구성 : 조재휘 기자] 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2년 10월 12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조선이 안에서 썩어 망했다”는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글이 식민사관 논란을 일으키면서 여권에서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며 대여 친일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는데요. 오늘 이슈체크에서는 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식민사관 논란으로 번진 발언, 당 내외 비판>과 관련된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심재민 팀장) : 먼저 어떤 상황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제 이같은 발언이 나왔습니까?
(조재휘 기자)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11일) 이재명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SNS에 글을 올려 한미일 3국의 동해 합동 훈련과 관련해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전날 발언을 두고 이같이 비판했습니다.

(심 팀장) : 정 위원장의 발언이 거기서 끝이 아니었던 것이죠? 어떤 글이 이어졌습니까?
(조 기자) : 네, 정 위원장은 일본이 무비자 관광객 입국을 전면 허용한다면서 일본 간사이 공항을 통해 오사카로 들어가는 우리 젊은이들이 ‘일본과 해상 훈련을 하면 욱일기를 단 일본군이 우리 땅에 진주한다. 구한말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라는 (이 대표) 주장에 과연 공감할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라며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심 팀장) : 이와 같은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조 기자) : 민주당은 특히 정 비대위원장의 SNS 발언을 두고 친일 식민사관이 드러났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야당 대표를 공격하려고 조선이 일본군 침략으로 망한 게 아니라며 일제가 조선 침략 명분으로 삼은 전형적 식민사관을 드러냈다며 이는 천박한 친일 역사의식이며 집권여당 대표로서 역대급 망언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심 팀장) : 더불어민주당이 강한 입장을 보이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조 기자) : 네, 한미일 군사훈련을 둘러싼 논쟁 과정에서 논란의 발언을 한 정 위원장을 향해 화력을 집중했는데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여당의 ‘친북 공세’에 맞서는 동시에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대일 무능·굴욕 외교’ 프레임을 강화하고 국내 반일 정서에 호소함으로써 지지층을 결집·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심 팀장) : 여당에서는 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옹호를 하는지, 어떤 입장입니까?
(조 기자)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정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정 위원장은 당장 이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이게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말이 맞냐며 이재명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라고 직격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은 정진석 의원과 같은 생각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습니다.

(심 팀장) : 이번 발언의 당사자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논란의 발언 이후 또 다른 입장을 내놓은 것이 있습니까?
(조 기자) : 네, 정 위원장은 오늘(12일) 만해 한용운 선생의 글을 인용하며 자신의 발언에 대한 ‘식민사관 망언’ 비판을 반박했습니다. 정 위원장은 오전 페이스북에 한용운 선생이 일제 강점기인 1936년 언론에 글을 연재하면서 기고했던 ‘반성(反省)’이라는 제목의 글 일부를 올렸습니다. 인용 글은 “만고를 돌아보건대, 어느 국가가 자멸하지 아니하고 타국의 침략을 받았는가. 어느 개인이 자모(自侮·스스로를 멸시함)하지 아니하고 타인의 모멸을 받았는가. 그러한 일은 없을 것”이라는 구절로 시작합니다.

(심 팀장) : 인용 글은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조 기자) : 네, 글은 “망국(亡國)의 한이 크지 아니한 것은 아니나, 정복국만을 원망하는 자는 언제든지 그 한을 풀기가 어려운 것이다”라며 “자기를 약하게 한 것은 다른 강자가 아니라 자기며, 자기를 불행케 한 것은 사회나 천지나 시대가 아니라 자기”라는 구절로 이어집니다. 이어 “망국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이상 제이, 제삼의 정복국이 다시 나게 되는 것이다. 자기 불행도, 자기 행복도 타에 의하여 오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련하기도 하지만 가증스럽기가 더할 수 없다”는 문장으로 끝납니다. 

(심 팀장) : 그렇다면 독립운동가의 글귀를 인용한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까?
(조 기자) : 네, ‘무조건 일본에서만 나라가 사라진 원인을 찾고 분노만 하고 있으면 민족의 미래를 만들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독립운동가 한용운의 글귀를 인용함으로써 자기 발언의 진의를 재차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조선은 안에서 썩어 망했다”고 발언하며 정치권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야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역사의 문제가 얽혀있는 만큼 당분간 잡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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