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홍콩의 번영을 이끈 4대 부호 중 마지막까지 현역으로 일했던 헝지그룹 회장 ‘리자오지’. 지난 2019년 91세의 나이로 그의 두 아들에게 회사를 넘겨주며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리카싱 청쿵그룹 창업자, 정위퉁 신스지그룹 창업자, 궈더성 신훙지그룹 창업자와 함께 홍콩의 4대 부자로 불려왔다.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시작

[사진/리자오지_트위터]
[사진/리자오지_트위터]

중국 광둥성 포산시 순더구에서 태어난 리자오지는 초등학교 졸업 후 바로 생계를 위해 일했다. 그러다 1,000홍콩달러(약 14만원)도 안 되는 돈을 지니고 홍콩으로 건너와 사업을 시작했다. 홍콩에서는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고 1973년 홍콩 땅값이 폭락했을 때 헐값에 땅을 사들이면서 큰돈을 만질 수 있었다. 이후 에너지, 호텔, 교통, 유통소매 등까지 사업을 확장했고 오늘날 1,090억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호텔, 교통, 유통 등의 사업을 거느린 헝지 제국을 일궜다.

남들과 다른 뛰어난 안목

[사진/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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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에서도 부동산 개발 사업을 벌였고 베이징 중심 창안제 인근에는 헝지그룹 오피스빌딩과 쇼핑센터가 입주한 헝지센터도 건설했다. 헝지그룹은 지난 2017년 홍콩 도심 센트럴 머레이 부근에 있는 주차장 부지를 232억 8,000만홍콩달러(약 3조 3,500억원)에 낙찰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3.3㎡당 낙찰 가격은 약 2억 5,000만원에 달해 세계 상업용 용지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는 뛰어난 안목으로 부동산 재벌이지만 증시에도 눈을 돌려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렸다.

리자오지의 자선활동

[사진/Wikimedia]
[사진/Wikimedia]

리자오지는 사회 기부에도 큰 씀씀이를 보이며 홍콩의 여러 대학과 요양원 등에 수시로 거액의 기부금을 쾌척했다. 홍콩이공대학에는 그의 이름을 딴 리자오지 기숙사가 운영되고 있으며 리자오지는 주요 후원자 중 한 명이다. 전략적 개발을 지원하는 항셍경영대학에는 1억 홍콩달러를 기부했다. 홍콩 최대의 유스호스텔 개발을 위해 홍콩 서부 신계에 있는 옌롱의 부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며 젊은이들에게 시장 가격의 절반으로 임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 회장의 은퇴

[사진/포브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사진/포브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지난 2019년 리자오지는 주주총회를 마치고 두 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2019년 포브스 부호 순위에서 자산 300억달러(약 34조원)로, 홍콩 최대 부호인 청쿵그룹 창업주 리카싱의 뒤를 이어 홍콩 부자 순위 2위에 올랐다. 헨더슨랜드의 창업주이기도 한 리 회장은 노령을 이유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사실 그는 이미 2011년부터 순차적으로 그룹 계열사 주요 보직에서 물러나며 은퇴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세상을 떠난 정위퉁 신스지그룹 창업자와 궈더성 순훙카이그룹 창업자, 2018년 은퇴한 리카싱에 이어 리 회장까지 은퇴하면서, 홍콩 최대 부호인 이들을 일컬었던 4대 천왕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되었다.

홍콩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며 홍콩 4대 부호 중 마지막까지 현역을 활동했던 ‘리자오지’. 그는 에너지 부문 투자와 놀라운 안목의 주식 투자로 큰돈을 거머쥐었다. 지금은 두 아들이 헝지그룹에서 호텔, 레스토랑, 인터넷 서비스에도 투자하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비록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한 리자오지이지만 그가 부호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들과는 다른 안목이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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