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무심코 버린 약은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피해를 입힌다. 하수구나 변기에 버린 약은 하천으로 흘러가고, 종량제 봉투에 버린 약은 땅속에 매립되는 경우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 그렇게 오염된 토양과 물에서 자란 동식물에 항생제가 쌓이게 되고, 이것을 다시 사람이 섭취하게 되면 결국은 인간의 몸에도 항생제 성분이 쌓이게 된다. 

이런 식으로 지속적으로 항생제에 노출되면 내성이 강한 '항생제 내성균(슈퍼 박테리아)'이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우리의 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런데 병이 나은 후 먹고 남은 약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그냥 보관해두며 비슷한 증상이 있을 때 다시 복용하곤 하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약은 ‘의약품 처리 방법’대로 버려야 하며, 정확한 처방 없는 무분별한 오용과 남용은 금물이기 때문. 
 
실제로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약품 처리 방법을 알고 있는 비율은 25.9%에 불과했고, 74.1% 이상이 모르고 있었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모르는 셈. 특히 의약품을 쓰레기통·하수구·변기에 잘못 처리한 비율은 55.2%로 약국·보건소에 반환한 비율은 8%로 7배나 많았다. 

의약품 처리법이 잘 알려지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폐의약품 폐기 관리가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것도 큰 문제다. 

폐의약품은 땅에 묻거나 하수구로 흘려보내면 토양이나 지하수, 하천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소각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어떤 지자체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도 어차피 소각 한다며 권장하는가 하면, 어떤 지자체는 일부 매립하기 때문에 보건소나 약국에 버려야 한다고 안내하기도 한다. 

특히 약국마다 폐의약품을 수거하는 것이 의무사항은 아니라 가져가더라도 받지 않은 곳이 있어 혼란이 큰 상황. 폐의약품 처리 방식이 신속히 일원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먹고 남은 ‘폐의약품’은 어떻게 버리는 것이 올바를까? 가정에서 배출되는 폐의약품은 약국과 보건소 수거함을 통해 폐기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이때 ▲조제한 가루나 알약은 포장지를 개봉하지 않고 그대로 배출 ▲정제형 알약은 겉포장(보통은 종이박스)만 제거 후 플라스틱 등으로 포장된 알약은 개봉하지 않고 배출 ▲물약은 용기 그대로 마개를 잠그고 비닐봉지 등으로 이중포장 후 배출 ▲연고 등 특수용기는 겉 포장(종이)만 제거 후 마개를 잠그고 용기 배출하면 된다. 

폐의약품 외 물품(홍삼, 자양강장제 등 건강보조식품)은 수거함에 버리지 않고 일반쓰레기 및 재활용품 배출 방법대로 버리면 된다. 

마지막으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은 처방 기간이 끝나면 폐기해야 한다. 간혹 보관해두었다가 본인 혹은 가족이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복용하기도 하는데 자칫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처럼 약은 살 때부터 복용할 때, 그리고 폐기할 때까지 주의가 필요하다. 참고로 현재 서울시에서는 누구나 PC 및 스마트폰으로 구청,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 516개소에 설치돼 있는 폐의약품 수거함 위치 정보를 알 수 있는 '스마트서울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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