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동안 배우로써 관객과 만나온 배우 박신양이 9월 1일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 포레 더 서울라이티움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미술행사 ‘스타트아트페어 서울 2022’에 미술작가로 참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팬들과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배우 박신양과 함께 작가로써 이번 페어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기타 여러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이번 스타트아트페어 서울 2022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이번 페어를 주관한 세계적인 수퍼콜렉터 데이비드와 세레넬라 시클리티라(David and Serenella Ciclitira) 부부 및 영국 스타트아트페어 런던 총괄 큐레이터인 질리안 앤더슨-프라이스(Gillian Anderson-Price)의 제안으로 결정하게 됐다. 작업실을 꼭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주시고 방문해 주셔서 작품들을 보신 후 자신들이 총괄하는 아트페어에 출품해줄 수 있는지 요청해 와 고심 끝에 결정했다.

Q. 국내를 대표하는 배우로 더 알려져 있는데, 작가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20대 후반 러시아에서 유학하던 시절 어느 작은 미술관에서 니콜라이 레릭(Nicholas Roerich)의 작품을 접했다. 그의 삶을 온전히 담고 있는 그 작품들을 보고 묵직한 감동을 느꼈고, 그때 느꼈던 감동이 수십 년간 고스란히 퇴색되지 않고 지속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그 감동으로 인해 붓을 쥐게 되었고 내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아내고자 했다. 주로 표현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Q. 그간의 작품을 이번 스타트아트페어에서 공개한 남다른 이유가 있는지

9년 동안 혼자 그림을 그려왔고 당나귀를 주로 내 생각을 전하는 매개체로 삼고 있다. 홀로 작품을 그리면서 품었던 의미를 세레넬라 시클리티가 단번에 알아봐 줬다. 세레넬라도 남편으로부터 선물 받은 당나귀 ‘반돌퍼’를 지금까지 가족처럼 키우고 있어 특히 당나귀 작품에 특별한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이런 공감대로 시작되어 나눈 대화 속에서 신뢰가 쌓이며 페어에 함께 하게 됐다.

Q. 세레넬라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세레넬라는 작가가 시도해온 다양한 기법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이 놀랍다는 평과 함께 나의 작품들이 꼭 세상의 빛을 봐야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해 줬다. 나 역시 작품 의도와 영감을 세밀하게 느껴준 세레넬라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세레넬라, 질리안과 함께 출품할 작품을 선정했고 일곱 점의 출품할 그림을 정했다.

Q. 당나귀가 작품의 소재인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당나귀는 짐을 지기 위해 태어난다. '짐을 지는 일'은 당나귀의 '본업’인 것이다. 더군다나 당나귀 등은 짐을 지기에 어울리게 생겼다. 이런 당나귀는 짐을 지고 있을 때 안도감을 느낀다. 짐이 지워지고 나서야 스스로 행복하다고 한다. 분명 바보 같은 면인데, 이런 당나귀가 좋다. 사람 역시 누구나 어떤 짐인가는 져야 한다. 어떤 누구도 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어떤 짐은 가볍고 어떤 짐은 때론 무겁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주어진 짐이든 선택한 짐이든 그 짐의 의미에 대해 평생 생각해야만 한다. 또한 어떤 짐을 선택하는가가 곧 그 사람이다.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 어떤 짐을 스스로 선택하고 짊어지는가를 흥미롭게 본다. 그건 사랑하는 짐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짐은 무거워도 계속해서 짊어지게 된다. 이것이 당나귀를 그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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