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중앙은행 산하 문화사업 기관(MNB Arts & Culture, 이하 MNB)은 오는 8월 27일부터 10월 15일까지 한국 최초로 헝가리 추상미술의 정수를 보여줄 전시를 성곡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접히고 펼쳐진(Folded – Unfolded)’이라는 주제를 가진 이번 전시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철의 장막속에서도 추상적 그림을 그리거나 영화 촬영을 한 작품활동을 한 15명의 헝가리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당시 정치적 분위기로 인해 오랜기간 조명을 받지 못했던 전후 헝가리 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회는 헝가리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작가는 물론, 전후시절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 등지를 돌며 정치적 망명길에 나선 작가의 작품을 공개한다. 템페라화(아교나 달걀노른자로 안료를 녹여 만든 불투명한 그림물감으로 그린 그림)부터 메탈 소재에 소성 에나멜을 입히거나, 캔버스에 종이나 유화를 가미하는 등 다양한 기법과 소재를 사용한 작품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당대 작가가 보여준 개성의 깊이와 대담한 색의 사용에 초점을 맞춰, 작품에 담긴 실험적 접근법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이번 전시회의 공동 큐레이터이자 헝가리국립미술관(Hungarian National Gallery) 현대 미술 컬렉션을 책임지고 있는 졸트 페트라니(Zsolt Petrányi)는 “접히고-펼쳐진(Folded – Unfolded) 전시회는 새롭게 발굴한 작가에 더해 인지도가 높은 작가의 뛰어난 작품을 조명하면서, 이러한 작품 속에 숨어있는 폭 넓은 역사적, 정치적 맥락을 끌어내고자 했다”라며 “이번 전시회는 한국과 상당히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는 예술적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작품을 감상하면서 지역 특유의 추상적 운동이 만들어낸 공명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추성아 공동 큐레이터는 “『접히고-펼쳐진 (Folded – Unfolded)』이라는 제목은 미지를 탐구하는 과정을 향한 제스처라 할 수 있다. 관객분들이 헝가리의 유서 깊은 추상 미술의 역사를 알아가면서 당대추상 미술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깊게 탐미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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