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류 열풍은 드라마, 가요에 이어 뷰티 분야까지 확대된 지 오래다. 뷰티샵을 방문하기 위해 해외에서부터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현상은 피부미용, 왁싱 등 각종 분야의 한국 뷰티산업이 탄탄한 기술력과 자연스러운 디자인을 토대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이처럼 K-뷰티가 인기를 끄는 원인으로는 기술력과 디자인 외에도 전문적인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관리 분야나 내용을 막론하고 친근하게 고객을 응대하면서 관리 받는 동안 고객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온전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뷰티 종사자와 고객 간의 신뢰가 깊어지며 나아가 인간적인 관계까지도 두터워질 수 있다.

이에 관하여 서울 중랑구에서 드메르뷰티를 운영하는 정선화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드메르뷰티의 정선화, 정유진, 정민아 공동대표(좌측부터)
▲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드메르뷰티의 정선화, 정유진, 정민아 공동대표(좌측부터)

Q. 드메르뷰티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세자매가 성형외과, 피부과에서 20살 때부터 근무하면서 여러 뷰티업을 경험했다. 각자 13년, 10년, 8년에 걸쳐 병원코디네이터와 성형외과 수술 어시스트, 상담실장, 총괄실장 등 직원들을 관리하고 교육하던 최고의 위치까지 쌓고 나왔다. 또한, 개인적으로도 뷰티샵들을 다니면서 항상 좋았던 점과 부족했던 점을 항상 친구처럼 공유해왔다. 가격이 저렴하면 결과물의 만족도가 떨어졌고 만족도가 높으면 금액 부담이 상당히 높았다. 중간 이상이면 제품력이나 서비스의 만족도가 2%씩 부족했던 부분들이 특히 아쉬웠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이렇게 하면 될 거에요.’ 하는 식의 상담이었다. 소비자는 샵을 방문하기까지 몇 번이고 검색하고 고민하다 예약하고 방문하곤 한다. 이 같은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면 기본적인 지식과 빠른 판단력을 토대로 정확하게 상담하고 올바르게 관리를 안내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개인샵에서 실망하시던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해소해드리고 싶었다. 따라서 드메르뷰티를 열 때는 이 모든 경력과 경험을 최대한 발휘했다. 먼저 쾌적한 시설과 감각적인 인테리어, 병원의 소독시스템과 청결, 청담동의 제품력, 자신 있던 서비스마인드는 경력을 살려 가져왔다. 여기에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그간 쌓아왔던 좋은 판매처를 이용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을 공수했다. 이처럼 관련 경력과 좋은 스승, 탄탄한 실력과 환경을 모두 갖췄기에 창업을 결심할 수 있었다.

Q. 드메르뷰티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이곳은 토탈뷰티샵으로, 세자매가 각자 전문 분야별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10대부터 최근 80대 어머니까지 오고 계신다. 첫째는 근육의 결을 읽어 노폐물을 빼주고 림프순환을 시켜 경동맥을 뚫는 스킨플래닝을 주로 맡는다. 스킨플래닝은 피부 탄력, 보습, 모공 축소, 리프팅 등을 기대하는 분께 주로 추천한다. 이와 함께 일반적인 발 각질부터 뒤꿈치 이상각질로 건강악화가 될 수 있는 문제성 발까지 고민인 분을 위해 패디플래닝도 진행한다. 무좀, 습진. 사마귀, 무지외반, 티눈 등 남에게 내보이기 힘든 부분을 약품 사용 없이 직접 개선해드린다.

둘째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호주왁싱회사인 라이콘왁싱의 정식 마스터다. 개인수강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인정받고 라이콘 분야별로 모든 자격을 갖췄기에 바디왁싱에 특화되어 있다. 관리 시간뿐만 아니라 테크닉이 뛰어나서 통증이 적어 지방에서도 매달 꾸준히 고객님들이 오실 정도다.

한국토탈왁싱협회지부장인 셋째는 왁싱과 속눈썹 관리를 담당한다. 이태리왁스홀리데이라는 고가의 왁스와 슈가링을 병행하며 관련 교육까지 하고 있다. 교육자인 만큼 바디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보는 감각이 뛰어나 페이스왁싱을 위해 찾는 고객님이 많으시다. 속눈썹펌의 디자인도 맞춤과 영양을 기본으로 진행한다.

▲ 드메르뷰티 내부 전경
▲ 드메르뷰티 내부 전경

Q. 드메르뷰티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세자매가 운영하는 샵이라 고객님들도 신기해하고 편안해하시는 편이다. 서로 자신의 고객처럼 모실 수 있고 실제로 각자 빈 시간이 있을 때 말동무가 되어주거나 음료서비스를 제공하곤 한다. 각자 맡은 분야가 다르기에 개인 관리 서비스도 부담스럽지 않게 해드릴 수 있는 편이다.

우리끼리는 공주놀이를 한다고 고객님들한테 많이 표현하는 편이다. 어릴 때부터 셋이 공주놀이를 정말 많이 하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들이 각자 더 어색한 것 같다. 각자 할 일이 끝나면 고객님이 있는 방에 모여 공주 놀이를 한다며 왁싱 트레이를 끌고 와서 해 드릴 때도 있다. 고객님들은 다 공주님이라고 표현하며 캐릭터를 좋아하시는 분은 짱구스티커를 드리기도, 간식을 나눠먹기도 한다. 자취를 하는 고객님께는 간식을 싸드리기도 하고 아이가 함께 온 고객께는 장난감 인형이나 노트를 선물하곤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도 기분이 좋아지고 고객님들도 참 좋아하신다. 그래서인지 매번 밥을 먹고 하라며 간식을 선물해주시거나 생일 때 고기도 보내주곤 하신다. 봄맞이 꽃 선물, 비 오는 날 우산 선물을 받거나 꼬리뼈를 다친 날 소꼬리도 받은 적이 있다. 특히 음식을 선물해주실 땐 항상 젓가락과 포크, 빨대를 3개씩 챙겨주시는 점이 정말 감동이다. 이럴 때마다 참 우리가 더 많이 사랑받는다고 느껴질 정도다. 이것보다 더 큰 차별점이 있을까 싶다.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20살 때부터 셋 다 일을 시작한 이유는 사실 경제적인 문제가 컸다. 어릴 때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 부모님이 힘들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곤 했다. 그 과정에서 금전적으로는 너무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빨리 성장한 것 같다. 어머니는 우리가 동화를 꿈꿔야할 시간에 현실을 보게 했다며 매번 미안해하셨고, 아버지는 말씀은 못해도 이제는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하신다.

우리의 철학은 일을 단순히 열심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하자는 것이다. 어떤 분들은 일이 즐거울 수 없다고 하시는데, 즐겁지 않았던 일을 즐겁게 만들려고 차린 곳이 드메르뷰티다. 한 직종에서 사회생활을 10년 넘게 해봤을 때 느낀 점은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내 스승이라는 점이다. 좋은 사람의 장점을 닮고 나쁜 사람의 단점은 닮지 않으려 했다. 특히 사람을 돈으로 보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처음에는 모든 손님을 귀하게 생각하다가 부를 얻고 나면 변하는 모습들을 보고 오히려 반대로 살기로 결심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더 베풀고, 아끼지 않고 돈을 쫒지 않고, 시간압박 없이 일하고 있다. 우리보다 힘든 친구들을 도와주고 후원해주면서 일하다보니 항상 웃으면서 일하게 되더라. 고객님 중에서 나에게 천직이라며 힘들지 않은지, 가치관은 무엇인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가끔 계셨다. 정말 신선한 질문이었다. 당시 그 분께 “좋은 사람한테 더 좋게 해주면서 살기에도 모자란 것 같다”며 “젊은 시절이 아쉽지 않고 행복하려면 부지런히 살려한다”고 말씀드렸다.

Q. 직원을 채용하고 교육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A. 이전에 직원들을 둔 총괄실장으로서 교육방식은 매뉴얼이 없는 것이다. 매뉴얼을 주고 암기를 먼저하고, 못 외우면 혼내는 교육방식은 군대식이라 딱딱한 서비스가 나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뷰티업은 고객님들이 편안하게 느끼고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직종인데, 일하는 직원들이 표정이 좋지 않으면 말투가 부드러워도 와 닿지가 않는다.

따라서 각자 다른 성향을 고려해 충분히 대화해보고 상황극처럼 가르쳐 줬다.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아서 상황별로 대처할 수 있는 말투와 표정을 보여주고 직접 느끼게 해주는 것이 가장 큰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암기가 필요한 부분은 출력해서 정리해주고 공부한 뒤 적절하게 사용하는지 확인하기보다 직접 상황을 들어보고 그에 맞는 코치를 해줬다.

▲ 드메르뷰티에서 관리를 진행한 모습들
▲ 드메르뷰티에서 관리를 진행한 모습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뷰티업은 단순히 누군가를 꾸며주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곳은 사람이 사는 이야기와 희노애락을 다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그만큼 소중한 사연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6개월 전에 남편 분과 사별하신 고객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당시 이분의 사연을 듣고 함께 울었던 기억이 있는데, 2주쯤 지나신 후에 그간 바빠서 보내지 못한 서비스 비용을 보내주신다며 전화가 왔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전화를 받았지만 “얼굴을 예쁘게 만들어줘서 영정사진이 예쁘게 나왔다”라는 고객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펑펑 눈물이 쏟아졌다. 알고 보니 남편과 사별했을 당시 몸이 좋지 않으셔서 영정사진을 찍기로 마음먹으셨다고 한다. 10년 전에 미리 찍어둔 영정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참 예쁘게 나와서 마지막 순간이 보기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덧붙이셨다. 아직도 이 날만 떠올리면 눈물이 나지만, 아름다움을 만들어주는 내 직업이 가볍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로는 따님 결혼식을 앞두고 생애 첫 관리를 받던 고객이 기억난다. 딸의 마음으로는 당연히 어머니를 위해 비싼 마사지나 미용 패키지를 해주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 분도 같은 상황이었다. 지난해 여름, 따님 결혼을 3개월 앞두고 처음으로 이곳에 오셨는데 일 끝나고 오시느라 작업복 조끼에 땀에 흠뻑 젖어 있으셨다. 모두가 괜찮다고 했지만, 뷰티샵에 땀을 흘리고 온 것이 미안하다며 한참을 주저하셨다. 이 분을 위해 모든 제품과 기술을 다 동원해 가꿔드리고픈 마음에 4시간 30분에 걸쳐 관리를 해드렸다.

이후 다시 관리 예약이 잡혀있던 날, 고객님의 따님이 분홍색 실크 보자기에 손수 멸치 참치 계란말이 김밥과 밑반찬을 담아 새벽부터 보내주셨다. 거울을 안 보던 엄마가 이곳에 다녀온 이후부터 웃으면서 종일 거울을 보고 또 언제가면 되냐고 물어보신다며 갱년기 이후 무기력해진 엄마가 생기 있는 모습을 되찾으셔서 행복하다고 하셨다. 효도한 느낌을 받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도 담겨있었다. 이런 분을 만날 때마다 우리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은 물론,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겨나곤 한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거창한 시스템보다는 상봉동의 사랑방이자 노인정을 만들고자 한 것이 지금의 드메르뷰티를 있게 했다. 오래된 미용실을 가보면 어머니들 정말 많이 모여서 머리를 하고 수다 떨면서 간식도 드시고 하루하루 웃으면서 지내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어릴 때 할머니 손에서 자랐는데, 매번 할머니를 찾으러 미용실가면 다른 할머니가 떡도 입에 넣어주곤 하셨다. 정말 편한 공간이었다.

드메르뷰티 역시 그런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고객님들께 화장실을 가고 싶거나. 덥거나 추울 때, 혹은 와이파이가 필요할 때 편하게 방문해달라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빈말처럼 들릴까봐 손님 많아 보이게 하려고 거라며 농담도 던지고 자주 얼굴을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실제로 관리하다가 정이 들어서 손을 꼭 잡고 안아주고 배웅해드리는 분들도 많고 지방에 계시는 고객님들은 자주 놀러오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곤 한다. 이러한 사람간의 정과 진심이 가장 큰 시스템 노하우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현재는 예약일정으로 수강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계셔도 못해드리는 상황이다. 도움 드릴 수 있는 지식이나 노하우를 나눠드리기 위해 완벽한 커리큘럼을 만들어서 책임감 있게 시작하려 한다. 또한, 드메르뷰티를 찾아주시는 고객님들과 소통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소통창구를 만들 계획이다. 앞에서는 말하기 힘든, 그러나 진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피드백을 받아 더 만족도 높고 완벽한 드메르뷰티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드메르뷰티는 가장 진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그만큼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시간일거라 자부한다. 비록 친언니, 친동생은 아니더라도 누구보다 가장 가까운 친구처럼 이야기하며 힐링할 수 있는 곳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지금처럼 항상 좋은 마인드로 맞이하려 한다. 특히 우리 샵은 아기뿐만 아니라 애견인인 자매들의 공간이다. 소중한 천사들과 함께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해 주셔도 되시니 눈치 보시지 말고 소중한 모든 분과 함께 드메르하시길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