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지난달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후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을 만나던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25분간의 모두 발언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향한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며 중간중간 울먹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당내 윤핵관들을 작심 비판하며 기자회견을 마친 후 현재 정치권의 분위기는 어떤지 정치인들의 말을 들어보자.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13일 이준석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윤핵관들을 지목,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한 데 대해 국회의원은 유권자가 뽑는 거지 이준석이 뽑는 게 아니라고 맞받았다. 이 의원은 윤핵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이 대표의 회견에 대해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 무슨 평가를 하지, 오늘도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고, 오로지 남 탓과 거짓말만 했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3일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봤으면”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또 다른 글을 통해 이 전 대표의 회견에 대해 “답답한 심정 억울한 심정 잘 안다. 하고 싶은 말 가리지 않고 쏟아낸 젊은 용기도 가상하다”면서 “그러나 좀 더 성숙하고 내공이 깊어졌으면 한다”고 평가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기자회견이 있었던 다음날 SNS에 “어제의 기자회견은 지나쳐도 많이 지나쳤다. 영민한 머리, 현란한 논리와 말솜씨를 바르게 쓴다면 큰 정치인이 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조그만 기대도 이제는 접어야 할 것 같다”고 썼다. 그러면서 “더 이상 눈물팔이로 본인의 정치사법적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 말고 여권에 분란을 만들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김미애 의원은 14일 새벽 SNS에 “당 대표였던 분의 입에서 자당 대통령 후보를 개고기에 빗대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비록 정치에 미숙함은 있을지 모르나,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결코 개고기 비유로 비하될 분이 아니다”라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이준석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거론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배은망덕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당대회 인사말에서 “잔인한 것이 정치라고 하지만 이준석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우리는 배은망덕한 대통령을 모시고 있구나 하는 한탄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5일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이준석의 입장을 이해하려 한다, 얼마나 화가 나고 서운했겠는가”라면서도 “'양두구육(羊頭狗肉)'·'삼성가노(三姓家奴)' 등의 말은 자신의 도덕적 수준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고 윤 대통령을 개고기로 해석할 소지가 있다, 도를 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지난 대선 선대위 정세분석실장이었던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가 '이순신의 길을 가겠다' 해서 희생하는 결단을 내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광복절을 맞아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 승리 후 심각한 분열 상태에 이른 독립군을 다시 하나로 묶는 데 헌신한 김동삼 선생님을 되뇌게 된다”면서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이 내부의 분열이다. 김동삼 선생님의 말씀처럼 각개의 의견과 고집을 버려야 한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 전 대표의 회견을 내부 분열로 규정하고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전 대표의 작심 기자회견 이후 여권 내 여진은 지속되고 있다. 향후 이 전 대표는 책 출간, 방송 출연 등을 계속하며 장외 여론전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전한 만큼 당의 분열 상황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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