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이윤아Pro]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던 유통업계의 ‘새벽배송’ 시장에서 철수하는 기업이 계속 늘고 있다. 롯데온, BGF, GS리테일에 이어 밀키트 업계 1위 업체인 프레시지도 자사몰 새벽배송 중단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기업들이 속속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고 있는 가운데 새벽배송 서비스는 어떻게 시작됐으며 앞으로는 또 어떻게 될 것인지 알아보자.

새벽배송 서비스는 전날 특정 시간 내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배송하는 서비스로 맞벌이 가구와 주부 고객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새벽 배송 시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고 신선식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의 규모는 2020년 2조 5,000억원에서 올해는 9조원대로 급성장했다. 그리고 2023년에는 11조 9,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새벽배송 서비스는 지난 2015년 5월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이후 쿠팡과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등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새벽배송 서비스 중단 소식이 연이어 들려온다. 유통업체의 새벽배송 철수 결단의 이유는 투자 대비 수익이 적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을 위해서는 물류센터와 창고가 있어야 하고 신선식품 유통을 위한 콜드체인 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야간 근무가 필수다 보니 높은 인건비도 발생하게 된다.

이렇듯 새벽배송을 위해서는 먼저 고비용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배송량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배송 물량이 적은 경우가 많아 매출이 커질수록 적자가 나는 기업이 많았다. 실제 새벽배송 사업 철수를 결정한 프레시지는 2019년 149억 수준이던 적자 규모가 지난해 466억원으로 커졌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은 지난 7월부터 새벽 배송을 종료했고 롯데온이 지난 4월 새벽배송을 중단한 데 이어 BGF가 운영하는 헬로네이처도 5월말을 끝으로 새벽배송 사업에서 철수했다.

새벽배송을 종료하는 기업들이 있는 반면 새롭게 새벽배송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있다. 새벽배송 업체와 손을 잡거나 직접 참여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거대 유통기업 코스트코는 CJ대한통운과 계약을 맺고 올해 5월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쇼핑도 CJ대한통운과 계약하고 하반기 중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오아이스마켓은 대규모 물류를 효율화된 시스템으로 소화하는 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전략적투자자(SI)이자 사업 파트너인 이랜드리테일과 KT알파와의 합작사 오아시스알파의 새벽배송 물류대행을 준비 중이다.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 검토에 나섬에 따라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형마트도 의무 휴업 규제가 완화되면 전국의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삼아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경우 점포 일부를 그룹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쓱닷컴)의 배송기지로 활용하고 있어 사업 확장에 유리한 상황이다.

새벽배송 시장에서 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 ‘빅3’의 입지가 공고히 다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벽 배송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기업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는 분석이다. 또한 시장 규모가 12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진다는 전망이 나오며 서비스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거대 유통 기업들도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하며 지각변동이 예고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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