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국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가 해외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안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판타지다 혹은 가능하다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전문가들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우영우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결함이 있어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을 보이는 발달 장애를 가리킨다. 과거에는 유아자폐증, 발달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등의 용어를 혼용하다가 2013년부터 자폐스펙트럼장애로 통일됐다. 스펙트럼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자폐인은 천차만별이고 문제가 되는 행동이나 언어가 광범위하다. 극 중 우영우의 대사처럼 발병 원인과 증세도 다 제각각이다. 

드라마에서 우영우가 헤드폰을 쓰고 다니거나 문을 열기 전에 손으로 숫자를 세고, 고래에 대한 집착, 선배 변호사의 말을 따라 하는 반향어, 늘 김밥을 먹는 규칙 등을 보이는 행동은 실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증상을 잘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우영우가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환자로 보고 있다. 

고기능 자폐는 자폐범주성 장애의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만 특정 상위 능력을 가진 데다 지능도 잘 발달된 유형의 자폐다. 특히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경우 언어가 늦지 않고 어려서는 크게 티 나지 않다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면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과 다른 관심사를 보이면서 그 증상이 처음 명확해지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우영우처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인물이 현실에서도 변호사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진다. 일단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에 등록된 변호사는 모두 2만 6,486명으로 이 중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는 없다. 그렇다고 계속 불가능한 일은 아니며 로스쿨을 수료했다면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드라마 <우영우>의 법률 자문을 맡은 신민영 변호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상담이나 협상을 단독으로 해야 한다면 무리일 수 있겠지만 자문을 하거나 분업 체계에서는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호사에게는 공감능력이 중요하다며 조금 다른 형태이기는 하지만 시각 장애 또는 청각 장애를 가진 분들이 판사로 활동한 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자폐 변호사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자폐를 다룬 드라마로 인기를 끈 드라마가 바로 <굿닥터>이다. <굿닥터>는 자폐 성향, 사회 성숙도가 9살 수준에 못 미치는 서번트 증후군을 딛고, 소아외과 의사로 성장하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자폐를 가진 의사도 가능한 것일까. 여기에 대해 전문가는 일단 정신장애를 앓는 사람은 원천적으로 의사 자격증을 딸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에도 이런 케이스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의사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자폐를 사회성이 부족한 자폐 스펙트럼까지 넓게 보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의과대학에 입학해 의사 양성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증상은 광범위하고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기 때문에 장애를 가진 사람의 능력을 함부로 평가할 수는 없다. 드라마 <우영우>가 이렇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자폐를 가진 사람을 근심거리고 보기보다는 오히려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주인공으로 그려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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