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이윤아Pro] 국내 중견기업·스타트업들이 속속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에듀윌을 시작으로 올해 7월부터는 휴넷이 주 4일 근무제를 정식 도입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꽤 있으며 실제로 작업과 업무 능률이 올라갔다는 평이 이어진다. 과연 주 4일 근무제가 정말 좋은 것인지 해외 사례를 통해 장단점을 살펴보자.

이미 많은 나라와 기업이 주 4일제를 시행하거나 시행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먼저 ‘아이슬란드’에서는 정부 주도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아이슬란드의 전체 근로자의 1%인 2,500여명이 참가해 주당 35~36시간 노동을 실험했다. 

연구진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근로자들은 주 근무 시간이 단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생산성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심지어 증가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현재 아이슬란드 노동자들의 90%가 주당 35~36시간만 일하고 있다.

그리고 ‘벨기에’는 지난 2월 노동자의 필요에 따라 주4일 근무(38시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노동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근무 일수를 줄이는 대신 하루 근무 일수를 늘릴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것이다.

노동자들은 또 한 주는 더 일하고 그다음 한 주는 적게 일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는 노동자의 요청으로 가능하며, 고용인은 거부 사유를 문서로 제시한다는 조건으로 피고용인의 이 같은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미국’에서는 50개 주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가 주 4일제 법제화에 나섰다. 직원 500명 이상인 기업의 주당 근무시간을 40시간(5일)에서 32시간(4일)으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근무 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삭감은 금지하고, 초과근무에 대해서는 정규 급여 1.5배 이상의 수당을 받게 된다.

‘일본’도 기업 중심으로 속속 주 4일제를 도입하고 있다. 대기업 히타치는 내년 3월까지 직원 15,000명을 상대로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총 근무시간과 임금은 유지되는 방식이다. NEC와 파나소닉홀딩스, 시오노기제약,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도 주 4일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기업들은 노동자가 일하는 방식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근무시간을 줄이면서 고용률을 높이려 했다가 실패한 경우도 있다. 실제로 ‘프랑스’는 지난 1998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주 근무 시간을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단축하고 초과근무는 연간 130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하지만 10%에 가까웠던 실업률은 그대로 유지됐고 직원들의 근로시간은 오히려 40시간에 가까웠으며, 시간제 계약직 근로자만 대거 양산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6월 영국에서 70여 개 기업이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 실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은행과 투자회사, 병원 등 다양한 업종 종사자 3,300명 이상이 6개월 동안 주 4일제 실험에 참여하게 된다. 

근무시간은 80% 줄이면서 생산성과 임금은 100%를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되며 연구진은 참가자들과 협력해 주 4일제 시행에 따른 기업 생산성, 노동자의 복지 여건 변화, 환경이나 성 평등성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측정할 예정이다.

많은 기업이 인재들의 유연 근무 요구에 발맞춰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임금이 동일한 상황에서 직원 1인당 근무 시간이 줄면 그만큼 시간당 인건비는 올라가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다. 또한 저소득자들의 경우 더 적게 일하고 소득이 줄어드는 것보다 차라리 더 오래 일하고 더 많이 버는 쪽을 더 낫다고 생각할 수 있는 만큼 기업에서는 업무 유형별로 어떤 적절한 근무제를 적용할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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