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오는 9월 e심(eSIM·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 상용화를 앞두고 통신3사가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e심은 ‘embeded SIM’이라는 풀네임의 줄임말로 내장형 유심을 뜻한다. 소프트웨어 형태의 기존 유심과 달리 실물칩이 필요 없다는 차이점을 가진다. 통신사 홈페이지에서 요금제에 가입한 뒤 문자 혹은 이메일로 받은 QR코드에 접속해 e심을 다운로드하는 방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e심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스마트폰 e심 기반의 전산망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요금제도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

e심은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e심을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단말기 교체 시 별도의 유심 구매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고 비대면·온라인 개통과 통신사 간 이동도 쉬워진다. 특히 주로 온라인을 통해 개통하는 알뜰폰(MVNO)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장점은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듀얼 심의 경우 일상용·업무용, 국내용·해외용 등 각자의 용도에 맞춰 저렴한 요금제를 쓸 수 있다. 서로 다른 2개 이동통신사 회선을 사용할 수 있고 1개 이통사와 1개 알뜰폰 회선, 2개 알뜰폰 회선 등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다. 2개의 번호를 위해 2대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것을 1대로 줄일 수 있어 단말 구입 비용 절감도 예상된다. 개인 휴대폰을 이용해 상용망과 5G(5세대) 특화망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특화망 중심 기업 간(B2B) 서비스 활성화도 기대된다.

e심 다운로드 수수료는 2750원으로 책정됐다. 통신 3사가 판매 중인 유심 가격이 7700원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저렴하며, 요금제는 별도다. 3사는 현재 기존 요금제를 그대로 가져갈지 혹은 e심 전용 요금제를 만들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하지만 부수적인 용도로 활용되는 e심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전용 요금제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를 통해 전해진다.

다만 e심이 상용화돼도 갤럭시 이용자는 당장은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출시되는 4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에서부터 e심을 지원할 예정이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XS시리즈, 아이폰11시리즈, 아이폰12시리즈, 아이폰13시리즈 등에서 e심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유럽 등에서는 이미 e심이 보편화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까지 글로벌 스마트폰의 50%에 e심이 지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e심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부터 통신사, 제조사 등과 ‘e심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책 도입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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