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디렉터 집단 스몰디는 다양한 공간 디자인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베이커리 카페를 통한 공간형 콘텐츠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이재익 대표를 만나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았다.

이재익 대표

Q. 스몰디(small D)의 의미.

A. 과거 서울 원룸들을 살펴봤을 때 단순한 형태들이 많았다. 이는 건물주가 오직 수익만을 생각한 결과물로 그곳에 생활하는 사람들에겐 불편함만이 남을 뿐이었다. 조금 더 신경 썼더라면 세입자는 더 편하고 아름다운 생활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에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기존의 가성비만 고려한 사업 모델이 아닌 좀 더 가심비를 충족할 수 있는 평면과 공간의 사업 모델들을 제안하고자 노력했다. 우리의 철학인 “작은 차이와 작은 디테일이 다른 큰 변화를 만든다”의 뜻을 담고 싶었다. 그렇게 스몰디(smallD)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Q. 스몰디에서 공간형 콘텐츠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계기.

A.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듯 건물도 세월의 풍파를 견디기가 힘들다. 꾸준한 관리에도 한계가 있어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재개발 및 재건축을 하게 된다. 이런 새롭게 변화하는 과정은 도시에겐 성장통과 같다.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뤄야 할 도시는 그 기간 동안 사람들의 소리는 조금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공사 현장의 소리만이 울려 퍼질 뿐이다.

그래서 도시에 대한 기억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공간형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다. 첫 시작은 사람들이 편하게 자주 찾을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로 생각했다. 그렇게 카페 피버가 문을 열게 됐다.

Q. FEVER 공간 기획.

A.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을 고민하다 보니 해변이라는 장소가 떠올랐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에선 해변은 익숙하면서도 특별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해변을 단순한 1차원적인 표현이 아니라 소리, 맛, 촉감, 바람 모두를 느낄 수 있도록 공간 안에 녹여보고자 했다.

기둥에는 유리로 감싸고 그 안에 천연 바다 모래를 채우고 실내 음악은 잔잔한 파도 소리를 그리고 실내 바람길에는 부드러운 천이 흩날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바닷가라는 경험의 질감, 소리 등의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맛은 베이커리와 음료에 소금을 넣음으로써 표현했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A. 여자아이를 키우는 한 어머님이 재개발로 인해 삭막해진 동네가 혹 아이를 위험에 빠트리지는 않을까 늘 노심초사였다고 한다. 하지만, FEVER가 사람이 찾는 동네로 만들어주고 저녁까지 거리를 밝혀줘서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 걱정이 덜해지게 됐다며 감사하다고 전했다.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기관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우선순위에 밀려 소외되는 도시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에 스몰디는 우리만의 공간형 콘텐츠를 통해 소외되는 도시들에 등불과도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다.

사실 어떤 칭찬도 감사하고 힘이 된다. 하지만 우리가 목표했던 것을 동네 주민을 통해 들으니 뿌듯하고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Q. 마지막 한마디.

A. 우리는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을 기획하고 설계한다.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도시 안에는 아직도 자본에 우선해서 빠르고 고민없이 만들어지는 공간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홍익인간의 정신을 실천하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자 항상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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