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최근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한국영화 2편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동시 수상을 달성했다. 송강호는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박찬욱’은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로 감독상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린 사람으로 평가받는 대한민국의 영화감독 ‘박찬욱’. 그가 밟아온 영화 인생을 한번 들여다보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미술사학자의 꿈을 가지고 철학과에 진학한 박찬욱은 대학 재학 중 영화 동아리를 만드는데 참여도 하고 많은 영화를 보면서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한다. 특히 앨프리드 히치콕의 <현기증>을 보고 감명을 받아 이 영화를 항상 본인 인생의 최고 영화로 꼽기도 한다. 

박찬욱은 영화 <달은… 해가 꾸는 꿈>으로 서른 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당시 인기 가수였던 이승철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했음에도 흥행에 실패하고 평단의 호응을 끌어내지도 못했다. 그리고 두 번째 영화 <삼인조>를 내놓았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고 반응도 좋지 않았다.

[사진/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스틸컷]

그가 충무로의 인기 감독 반열에 오르게 한 작품은 바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이다. 전국적으로 흥행을 이끌었고 작품성도 인정받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까지 했다.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색을 더했던 그는 영화 <올드보이>를 내놓는다. 그는 <올드보이>로 2004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떠올랐고 유수의 해외 영화제를 휩쓸었다. 

박찬욱을 거장으로 자리 잡게 한 또 다른 영화, <박쥐>도 있다. 배우 송강호와 김옥빈을 기용해 흡혈귀가 된 신부라는 파격적 이야기를 그렸으며 그는 이 영화로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아 2회 수상 기록을 세웠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한편 그는 영화 <스토커>로 할리우드에 진출하기도 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으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흥행에는 참패했다. 이후 국내로 다시 복귀한 박찬욱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일본인 귀족 상속녀와 조선인 하녀의 사랑을 다룬 작품 <아가씨>를 선보였다. <아가씨>로 다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올해 <헤어질 결심>으로 칸영화제에서 올해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박찬욱은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이자 자신의 첫 번째 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영화 <올드보이> 이후 18년 만에 감독상까지 거머쥐게 됐다. <헤어질 결심>은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장편 한국 영화다. 변사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스릴러다.

[사진/CJ ENM 제공]
[사진/CJ ENM 제공]

이제 박찬욱은 BBC 6부작 <리틀 드러머 걸> 이후 4년 만에 다시 드라마로 돌아간다. HBO 드라마 <동조자>의 연출을 맡게 되며 이 드라마는 비엣 타인 응우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7부작 드라마로 베트남전 이후 미국에서 이중첩자로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시절 영화광 철학도에서 이제는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른 영화감독 ‘박찬욱’. 항상 이전과는 다른 매력의 영화들을 선보이며 나날이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계속해서 세계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작품으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빛내주길 바라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