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헤어스타일은 단순한 머리 모양을 넘어 개인의 취향이나 개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따라서 헤어 디자인을 결정할 때는 그 시기의 유행만큼이나 개인의 생김새, 모질, 라이프 스타일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 그 사람 고유의 매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스타일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본인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스타일을 추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관하여 아르케라운지 광교본점을 운영하는 도진, 유리예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아르케라운지광교본점

Q. 아르케라운지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어릴 때 미술에만 몰두하여 서양화를 전공하다가 뒤늦게 미용계에 뛰어들었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한평생 그리던 그림보다 재미있고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남들처럼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인턴부터 시작했는데 디자이너가 될 때까지 한 기업에서 매장 이동만 3번을 했다. 당시 어떤 리더를 만나는지에 따라 나의 역량과 마음이 확연히 달라지더라. 실망과 좌절도 많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마지막 매장에서 리더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나를 믿고 찾아와 주시는 고객에게 더 많은 것들을 해주고 싶어서 창업을 다짐했다. 내 제자들과 직원들에게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오는 일터가 아닌, 고객과 소통하며 즐겁고 재미있는, 내가 좋아하는 작업을 하는 ‘놀이터’ 같은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렇게 광교에서 ‘디디헤어’라는 개인 미용실로 첫 창업을 한 후 2년 반 동안 준비한 리브랜딩을 통해 ‘아르케 라운지’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다. 처음의 취지에 더 가까워진 공간이 만들어져서 만족스럽다.

Q. '아르케'라운지라는 매장명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들었는데. 

아르케(Arche)는 ‘처음, 시초, 근본, 리더’를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다. 아르케는 고대 철학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데, 이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비롯되는 최초의 시작점을 뜻하기 때문이다. 종이에 선을 그을 때, 처음 연필 끝이 닿아 있는 지점이 아르케다. 그 앞에는 어떠한 연필 자국도 없고, 그 뒤로는 반드시 연필 자국이 이어진다. 그래서 아르케는 다른 모든 것들을 이끌어 가는 힘을 가진다. 처음이므로 맨 앞에 서있고, 그 뒤로 다른 것들이 생겨나는 강력한 리더십의 원리를 가지고 있다.

아르케라는 이름처럼 우리는 고객에게 ‘시간의 맨 처음이자 최초의 시작점’이 되고자 한다. 아르케의 손길로 고객의 스타일링을 처음 그대로, 완전하게 바꿔나가는 것이 목표다.

▲ 도진, 유리예원장과 임원진

Q. 아르케라운지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요즘은 컬러 마스터나 펌 마스터처럼 전문적으로 한 가지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디자이너가 많아지고 있다. 파스타가 먹고 싶을 때 뷔페보다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가는 것처럼 전문성을 신뢰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실제로 한 가지만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잘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르케는 모든 것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늘 노력한다. 모든 스타일을 아울러야 진짜 디자이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는 헤어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소재를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 여기서 소재란 ‘고객의 모발 컨디션’이다. 단순히 스타일이 완성되면 우리의 할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고객과 첫 만남부터 고객의 마지막까지 우리는 고객의 모발 컨디션에 집중하고 관리해서 늘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복구 펌과 복구 염색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모발은 ‘죽은 세포’다. 죽은 것들은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즉, 이미 죽은 세포를 살아있는 것처럼 복구해 주는 것이 아니라 ‘먼지가 되어 사라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모발이라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소재를 지켜주기 위한 우리만의 방법을 가지고 있다.

Q. 아르케라운지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우리는 늘 즐겁다. 직원 모두가 유대감이 강하고 시기, 질투를 할 줄 모른다. 내 일, 남의 일이라는 구분 없이 아르케의 모든 일이 항상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선생님의 고객님이 방문해도 다 같이 반갑게 버선발로 뛰어나간다. 고객을 만나는 것이 우리는 무척 즐겁다. 실제로 우리 직원들은 퇴근할 때 “집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한다. 그만큼 생각과 마음의 중심이 이곳 아르케에 있는 셈이다. 다들 이곳이 그렇게 좋은지 가끔은 일찍 퇴근하기가 직원들 눈치 보일 정도지만, 그런 모습에 늘 고맙고 기쁘다.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상황을 만든다.” 이 말이 내 철학이다. 미용을 시작하고 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패해 본 적이 없다. ‘왜 난 늘 실패를 안 하고 하고자 하는 일은 다 이루어지는 걸까?’라고 생각해봤다. 아무래도 성공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고야 말기에 실패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 무엇보다 결과주의자여서 과정 속 실패는 전혀 나에게 실패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해내야 한다. 그러면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 실망과 절망은 내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기에 이 상황에 대한 행복 회로를 계속 돌려야 한다. 뇌는 말에 속는다. 즉, 뭐든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법이다.

▲ 내부 전경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얼마 전에 결혼하신 남자 고객님이 계신다. 나에게 머리를 맡기신 지 5년이 넘었다. 고객님께서는 나를 만나기 전에 내가 일했던 샵에서만 디자이너를 7번 옮기셨다. 내가 8번째였다. 당시에는 그 사실을 몰랐다. 늘 하듯이 고객에게 최선을 다 했는데, 그날 이후로 그 고객님은 5년째 나를 믿어주고 방문해 주신다. 5년 동안 혼자 오시다가 여자친구와 함께 오셨고, 시간이 또 지나서 고객님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한 사람의 일대를 내가 함께 지켜보며 살아가는 매 순간이 감동이고 신기함의 연속이다.

그 고객님이 웨딩촬영을 할 당시에는 웨딩샵의 머리가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3번이나 머리를 다시 감고 스타일링을 받으셨다고 했다. 그러고도 결국 마음에 들지 않아서 불만이 많으셨다며 본식에는 나에게 머리를 받고 싶다고 말씀하셨을 정도다.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날인만큼 어떻게 스타일링을 하면 좋을지 피드백을 드렸고, 고객님의 가족 분들까지 스타일링을 해드렸다. 총 일곱 분의 업스타일을 부탁받고 정말 잘 해드리고 싶어서 직원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렇게 전 직원이 새벽부터 출근해서 가족 분들의 업스타일을 도와드렸던 기억이 있다.

이 분의 사례처럼 고객님의 대부분은 단순히 헤어디자이너와 고객의 관계로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를 함께 살아가는 인생의 친구로 생각해 주시는 것. 인생의 좋은 일과 기쁜 일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것, 그리고 아르케의 직원 모두가 함께 한다는 것. 그게 가장 보람찬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사실 스타트업 기업과 다를 것이 없다. 나도 처음 그들도 처음 모두가 처음이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그렇듯 모두의 열정 없이 성공할 수 없다. 남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내 모든 것을 내어주고 그들도 함께 따라주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 내리사랑으로 내가 가진 것이 대대로 전달되는 것. 그 전달이 문화가 되어서 이제는 아르케만의 새로운 색이 생긴 것 같다. 그렇게 긍정적이고 밝은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매장의 존속 이유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아르케가 기업화되어서 아르케의 선진문화가 미용 세계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내 목표이다. 문화의 발전은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생각이다. ‘내가 옳다’가 아닌 ‘이것도 옳다’, ‘저것도 옳다’가 발전을 일으킨다. 아르케가 멋진 기업이 될 수 있을 때까지 더 멋지고 체계적인 문화를 시스템적으로 구축하려 한다. 어디서도 아르케 본점의 색을 느낄 수 있도록 지점을 늘려 관리해 나가고 싶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고객님의 라이프 스타일 디자인과, 함께 살아갈 동행자가 되어 드리겠다. 어디서도 만나본 적 없는 미용실. 그곳이 아르케 라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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