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이자 자신의 첫 번째 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박찬욱 감독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그는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마법 같은 연출로 권위 있는 영화제 칸에서도 인정한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살펴보자. 

첫 번째, 폭력 없이도 잔혹한 멜로스릴러 ‘헤어질 결심’ 

[사진/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사진/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영화 <헤어질 결심>은 영화 <아가씨> 이후로 6년 만에 나오는 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장편 영화로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발가벗기듯 금기를 드러내고 폭력이 난무하는 기존 작품과는 다를 것이라는 풍문이 어느 정도는 맞아떨어졌고 역하고 거북한 장면도, 베드신도 하나 없다.

박 감독은 사랑이라는 단순한 단어 뒤에 숨은 얽히고설킨, 복잡 미묘한 여러 감정을 138분간의 서사로 완벽하게 묘사했다. <헤어질 결심>은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첫 상영회를 연 직후부터 외신들의 찬사를 받았다.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는 4점 만점에 3.2점을 부여했으며 이는 경쟁 부문에 진출한 21개 작품 가운데 최고점이었다.

두 번째, 파격적인 내용의 뱀파이어 영화 ‘박쥐’ 

[사진/영화 '박쥐' 스틸컷]
[사진/영화 '박쥐' 스틸컷]

영화 <박쥐>는 2009년 제6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박쥐>는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 받고 뱀파이어가 된 신부(송강호 분)가 친구의 아내 (김옥빈 분)과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 남편을 살해하자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영화이다.

영화 <박쥐>는 칸 영화제 역사에서 처음으로 경쟁부문에 들어온 뱀파이어 영화로 당시 영화제 시작부터 관심을 받았다. 뱀파이어 영화에다 극과 극을 오가는 기묘한 상황 설정이 새로운 소재에 목말라하던 심사위원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한국영화의 대표 브랜드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의 만남, 김옥빈의 파격 변신, 국내 최초 할리우드 공동 투자 제작, 뱀파이어 치정 멜로라는 독특한 소재로 화제를 모았다.

세 번째, 충격적인 소재로 강력한 복수의 이야기 ‘올드보이’ 

[사진/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사진/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영화 <올드보이>는 2004년 제57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올드보이>는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바로 다음 순위인 심사위원대상을 받아 칸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다졌다. 예술영화 취향의 유럽 메이저 영화제에서 이른바 웰 메이드(Well-Made)상업영화가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영화 <올드보이>는 이유도 모른 채 15년간 사설 감옥에 갇힌 남자와 그를 가둔 남자 간의 복수극을 다룬 이야기이다. 지난 1997년 일본 후타바샤 출판사에서 발간한 미네기시 노부아키의 동명 만화에서 기본 설정을 빌려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영화 마지막의 극적 반전은 원작보다 훨씬 충격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깐느 박’이라는 별명을 공고히 하고 있는 박찬욱 감독. 기대를 높이는 미장센과 음악은 역시 박찬욱이라는 찬사를 불러일으키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앞으로는 또 어떤 작품으로 전 세계인들의 시선을 압도할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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