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일본 규슈 북쪽에 위치한 섬 가카라시마에서는 매년 ‘무령왕 축제’가 열린다. 치적 보다는 왕릉과 그 곳에서 발굴된 유물로 더 잘 알려진 백제 무령왕을 되새기는 축제다. 왜 국내에도 없는 무령왕 축제가 일본의 작은 섬에서 열리는 것일까.

오사카성과 더불어 일본의 2대 성으로 불렸던 나고야성터에 지어진 나고야성 박물관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으킨 임진왜란을 ‘잘못된 침략 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고야성 박물관은 그들의 조상이 벌인 전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가카라시마와 나고야성 박물관이 속한 사가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와 교류해왔다. 가카라시마는 무령왕의 생모가 왕의 명령을 받고 일본으로 가던 도중 그를 낳은 장소다. 무령왕의 본명인 ‘사마(斯麻)’는 바로 가카라시마라는 지명의 일부인 ‘시마(島, 일본어로 섬을 의미)’에서 나온 것이다.

 

백제시대 이후로도 교류가 지속된 한일역사는 임진왜란을 맞아 전쟁과 약탈로 뒤바뀐다. 약탈한 조선 도자기와 도공들의 흔적은 무연고 도공탑, 이삼평 비석 등의 형태로 사가현 곳곳에 남아있다.

나고야성 박물관이 임진왜란을 잘못된 침략 전쟁이라 규정한 것은 과거 약탈의 역사를 반성하고 오랜 기간 이어져 온 한일 교류의 역사에 무게를 두기 위함이다. 나고야성은 도요토미가 임진왜란을 일으키기 직전 축조해 이곳을 거점으로 전쟁을 수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한편, 고대 야요이시대(BC 3세기~AD 4세기)는 한반도로부터 전래된 벼농사로 인해 농경 및 정주 생활이 시작되면서 ‘일본문화의 원점’으로 불린다. 이러한 야요이 시대의 모습을 볼 수 있어 학술적으로도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요시노가리 유적 또한 사가현에 위치해있다.

요시노가리 유적에서 북쪽으로 1km를 가면 백제시대 한 지식인의 이름을 딴 신사와 사당을 만날 수 있다. 사가현 간자키시에 위치한 왕인신사와 왕인천만궁이 그것이다. 왕인신사와 왕인천만궁은 바로 천수백년전 일본 왕실의 초청으로 건너와 이들에게 처음으로 천자문과 논어를 전한 백제의 왕인박사를 기리는 곳이다.

# 교통편
사가현은 티웨이항공의 인천-사가현 직항 노선을 이용하면 80분만에 방문할 수 있다. 인천/김해공항에서 출발해 후쿠오카 공항을 거치거나,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하카타 항을 거쳐서 가는 것도 가능하다. 현 내에는 사가 쿠루쿠루 셔틀이 운행 중으로 이를 이용하면 주요 관광지를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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