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오늘의 영화는 ‘뮬란(Mulan, 1998)’입니다. 

전쟁에서 여성이 활약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전쟁의 기본은 기술과 시스템, 인력의 다툼이라고 할지라도 그 속에는 인간의 지혜가 빠질 수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힘과 체력은 여성이 남성보다 뒤쳐질지 몰라도 지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서양에서 바라본 동양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약 20년 전 디즈니에서 동양을 소재로 한 영화. 못생겼지만 귀엽고, 예쁘고 매력 넘치는 영화 뮬란(Mulan, 1998)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뮬란(Mulan, 1998)
애니메이션, 가족, 모험, 뮤지컬, 코미디 // 1998.07.17 // 88분 // 미국 // 전체 관람가
감독 - 토니 밴크로프트, 베리 쿡
배우 - 밍나 웬(뮬란 목소리), 레아 살롱가(뮬란 노래 목소리), B.D.윙(샹 목소리), 도니 오즈몬드(샹 노래 목소리), 

<줄거리>
파씨 가문의 외동딸 뮬란(Mulan)은 자기주장이 워낙 강합니다. 그런 성격 때문인지 선을 볼 때마다 퇴짜를 맞는 시대를 앞선 여성입니다. 시집을 잘 가야 가문을 제대로 이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에 뮬란은 팔목에 여성의 덕목을 적어두고 컨닝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해보지만, 역시나 본인의 성격은 숨길 수 없습니다. 한편, 훈족이 국경을 침략하자 뮬란의 연로한 아버지가 징집 명령을 받게 됩니다. 집안에서 유일한 남자는 아버지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뮬란은 심각한 고심에 빠지게 되죠. 

이미 한 차례의 전쟁 참전으로 온전하지 못한 다리였음에도 아버지는 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워낙 강해 징집에 응할 생각이었고, 뮬란이 아버지 대신 참전하고 싶어도 여자라는 이유로 참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고민의 고민을 한 끝, 결국 남장을 하고 전쟁에 참가하기로 비장한 결심을 한 뒤 가족들이 잠이 든 사이 몰래 집을 빠져나갑니다. 의지가 강한 여성인 뮬란은 꾸준한 노력 끝, 점점 한 사람의 병사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눈 덮인 설원을 통과할 무렵 2천 명이 넘는 훈족의 군대에 추격을 당하는 위기에 처하게 되고, 그때 뮬란은 눈사태를 일으켜 훈족의 군사들을 무찌르는 기지를 발휘합니다. 

하지만 비밀은 영원할 수 없는 법. 부상당한 뮬란이 치료를 받다가 여자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군령을 어긴 죄로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군에서 쫓겨나게 된 뮬란! 그때 훈족의 수장 샹이 죽지 않고 살아났음을 알게 되는데, 황제와 백성들은 안전할 수 있을까요? 쫓겨나 집으로 가던 뮬란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하고 싶은 말>
동양을 바라보는 디즈니(서양)의 시각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뮬란에 나오는 모든 것은 서양에서 바라보는 동양에 대한 시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뮬란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의상이나 문화는 다른 동양권 나라에서도 바라볼 수 있는 모습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애드워드 사이드(Edward Wadie Said)의 ‘오리엔탈리즘’은 영화를 통해 어느 정도 확인할 있습니다. ‘서양의 동양에 대한 인식(시각)’이라고 볼 수 있겠죠. 동양인이라고 해서 모두 쌍꺼플이 없거나 눈이 가로로 긴형이 아님에도 뮬란은 그렇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뮬란의 외모는 가장 오리엔탈리즘으로 표현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동양에서 흔하게 존재하는 신 숭배사상과 가부장적인 모습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이국적인 연출 속에 가장 동양적인 모습들을 표현한 뮬란. 서양인이 주목하는 동양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디즈니에서 동양인을 주인공으로, 동양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여기에 서양인의 감성을 적절히 섞고 그 감동은 전 세계인이 함께 공감했다는 점은 분명 놀라운 일입니다. 약 20년이 지났다는 것 자체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영화. 원조 걸 크러시 뮬란(Mulan, 1998)을 함께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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