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이윤아Pro] 지난해 11월 국내 5G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선 뒤 증가세가 지속되며 최근에는 2,3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요금제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5G 중간 요금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5G 중간 요금제’는 월 100GB 정도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중량 이용 고객을 위한 요금제를 말한다. 현재 통신 3사가 제공하는 5G 요금 체계가 데이터 제공량을 기준으로 월 기본 월 기본 12GB 이하 또는 100GB 이상으로 나뉘어 있어 중간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5G 중간 요금제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서비스 요금제 선택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최소 10GB를 제공하는 ‘슬림’(월 55,000원) 또는 110GB를 제공하는 ‘5GX 레귤러’(월 69,000원) 등의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KT 5G 요금제는 최소 10GB를 제공하는 ‘5G 슬림’(월 55,000원) 다음으로는 110GB를 제공하는 ‘5G 심플’(월 69,000원) 등으로 구성된다.

LG유플러스는 최소 6GB를 제공하는 ‘5G 슬림+’(월 47,000원), 12GB를 제공하는 ‘5G 라이트+’(월 55,000원) 등 저용량 데이터 상품 바로 다음 단계로 150GB를 제공하는 ‘5G 스탠다드’(월 75,000원) 등의 요금제가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데이터 구간에 알맞은 중간 요금제가 없는 구조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스마트폰 가입자 1인당 평균 이용 트래픽은 약 25GB이고, 한국소비자연맹이 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의 5G 요금제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약 30GB 수준이었다.

이에 지난달 남기태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은 브리핑에서 과기정통부, 통신 3사 등과 협의해 5G 중간 요금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통신업계에 따르면 인수위 발표 이후로도 요금제 개편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통신 3사 가운데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에서는 5G 중간 요금제가 도입되어 이익이 줄어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우선인 모습이다. 통신사들은 5G 상용화 이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호실적을 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3사 합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기는 기록도 세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간 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고가 요금제 가입자 다수가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 통신사들의 걱정이다.

통신사에서는 요금제 개편이 회사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입장에서도 경영상 이유로 바로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요금제 개편이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로 5G 상용화 4년 차를 맞았지만 ‘5G 중간 요금제’ 부재와 품질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 인수위는 관계부처와 이통사 협의를 통해 추진한다는 방침인 만큼 업계에서는 통신사들이 새 정부가 요구하는 규제 방안에 신속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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