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윤아Pro]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늘어난 술자리.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한 후 귀가를 해야 할 때 문득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다름 아닌 심야 시간에 택시를 잡는 일이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분석한 결과 오후 11시에서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택시 필요대수는 약 2만4천대지만, 실제 운행대수는 약 2만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수요보다 약 4천대의 택시가 부족한 셈이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야간 도심에서 택시 잡기가 어려워지자 서울시가 ‘택시 심야 할증요금’ 시간대 연장 등 업계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택시 심야 할증요금은 일반 시간대 요금보다 기본요금과 운행요금이 더 비싸게 적용되는 요금으로, 밤 12시부터 오전 4시까지 적용된다. 현재 서울 택시는 기본요금(2㎞)이 3천800원, 심야(할증) 요금이 4천600원이다.

지난 달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현재 '밤 12시부터 오전 4시까지' 적용되는 택시 요금 심야 할증 시간대를 '밤 10시부터' 시작해 2시간 늘리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만약 심야 할증 시간대가 밤 10시부터로 앞당겨지면 밤 10∼12시 사이 택시를 타는 승객은 종전보다 훨씬 높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해당 시간대에 요금 인상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방안은 택시 기사들의 야간 운행을 늘릴 유인책의 하나로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심야 할증 시간대 연장은 그동안 업계의 오랜 요구에도 이뤄지지 못한 바 있어 이번에도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9년 택시 기본요금 인상 당시에도 심야 할증 적용 시간대를 밤 11시로 1시간 연장하는 안이 추진됐다가 시의회에서 "시민들의 부담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처럼 택시 요금 조정은 시민 생활·물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공청회는 물론,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심의위원회·택시정책위원회 심의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종 결정이 이뤄지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린다. 게다가 최근 각종 대외 요인으로 생활물가가 치솟은 가운데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당장 시민들의 반발이 클 수 있는 택시 요금 조정을 논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 관계자는 "심야 할증 시간대 조정을 포함한 택시 요금 관련 방침은 아직 실무 선에서 검토하는 단계"라며 "본격적인 논의는 지방선거 이후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택시 심야 할증요금이 적용되는 시간대를 늘리는 방안과 함께 심야시간대 택시 운행을 늘릴 다른 방안들도 논의 중이다. 특히 지난 달 서울시는 '심야 택시승차난 해소 대책'을 발표했다. ▲ 개인택시 한시적 부제 해제 ▲ 개인택시 무단휴업 택시 관리 ▲ 심야전용택시 운영시간 확대 ▲ 법인택시기사 야간 운행비율 증대 ▲ 택시승차난 발생지역 집중단속 등으로 총 7천100대가 추가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심야 전용택시를 2천700대, 법인택시를 300대 각각 확대해 심야 택시 공급량을 총 3천여대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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