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윤아Pro]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침공 이후 그 경제적 여파가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마치 혈관처럼 세계의 무역이 순환하고 있는 상태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이 이곳저곳의 혈류를 막으며 각종 인플레이션을 만들고 있는 상황. 특히나 우크라이나는 세계 주요 밀과 옥수수 등 곡물 생산국가로, 그 수출길이 막히면서 전 세계 밥상에 비상이 걸렸다. ‘콘플레이션’이 주된 현상 중 하나다. 

콘플레이션은 ‘옥수수’를 의미하는 콘(corn)과 ‘물가가 상승하는 경제현상’인 ‘inflation’의 합성어로, 옥수수 가격이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도미노현상처럼 각종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국제 옥수수 가격은 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8일 기준 CNBC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7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가격은 부셸(27.2㎏) 당 8.11달러로 2012년 9월(8.49달러)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부셸 당 5.89달러)와 비교해 4개월 만에 37.6% 급등한 수치로, 옥수수로 만드는  가공식품과 옥수수를 사료로 사용해야 얻을 수 있는 축산물·유제품·과자까지 잇따라 가격 상승의 조짐이 이어지고 있다. 콘플레이션으로 인해 밥상 물가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일단 이번 콘플레이션의 주된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옥수수 수출액의 4위, 13.2%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국이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옥수수는 아시아와 유럽 곳곳으로 수출된다. 우리나라 역시 우크라이나의 옥수수가 수입되는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 이후 우크라이나 항구가 파괴되었고, 옥수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수출 길이 막혔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옥수수 공급망이 줄어들었고,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 

촉발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였지만 이외에 추가적인 원인도 있다. 미국 역시 옥수수 생산량이 막대한 국가인데, 최근 미국에서 옥수수 생산량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중부 지방의 ‘옥수수 벨트’가 지난해부터 가뭄이 이어지면서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게다가 세계적인 국제유가와 화물 운송 가격 폭등 등의 요인 역시 콘플레이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고스란히 개개인이 그 피해를 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콘플레이션은 곧장 식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옥수수를 사용하는 각종 식품류는 물론이고 옥수수를 사료로 사용한 사료 가격이 오르면서 육류, 유제품, 과자 등 전반적인 식탁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옥수수와 밀 등 수입산 곡물을 많이 사용하는 우리나라도 ‘콘플레이션’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기준 옥수수 자급률은 3.6%에 머물렀다. 다양한 식품부터 사료까지 수입 옥수수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의 밥상 물가도 상승을 이어가고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콘플에이션’. 전쟁이 장기화 하면서 콘플레이션을 비롯한 각종 물가 상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고려하면 올해 말까지 옥수수 가격 상승 영향이 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하루 빨리 정세가 안정화 되어 콘플레이션을 비롯한 많은 경제적 안보적 우려가 해소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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