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피트니스센터, 체육관 등이 문을 닫자 수요가 치솟으면서 대표적 팬데믹 수혜 기업으로 떠오른 미국 홈 피트니스 업체 펠로톤. 1년 전 급성장의 정점을 찍었던 펠로톤이 빠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결국 공동 창업자 겸 CEO인 존 폴리(51)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수많은 직원들은 해고를 앞두고 있다. 기업에 있어 변화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해당 기업의 사례를 통해 들여다보자.

펠로톤은 실내 자전거 제조업체로, 온라인 스트리밍을 이용한 가상 코칭 수업, 운동량 측정·관리 등의 기능을 접목한 프리미엄 실내 자전거를 표방하고 시장을 키워왔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피트니스센터, 체육관 등이 문을 닫자 수요가 치솟으면서 대표적 팬데믹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며, 1년 전 이 회사의 주가는 500억달러(약 59조8천억원)로 정점을 찍었다.

펠로톤 실내 자전거 [연합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코로나19 봉쇄령이 풀리면서 가정용 운동기구의 수요가 급감했다. 그러자 펠로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주가는 최고점과 견줘 80% 넘게 하락했다. 약 1년 전 500억달러(약 59조8천억원)로 정점을 찍었던 펠로톤의 시가총액은 최근 80억달러(약 9조5천700억원)로 쪼그라 든 것. 이에 따라 지난달에는 행동주의 투자자인 블랙웰스 캐피털이 펠로톤에 CEO를 해고하고 매각을 검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펠로톤은 경영난에 부닥치면서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직원 수천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펠로톤은 8일(현지시간) 공동 창업자 겸 CEO인 존 폴리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옮긴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후임 CEO로는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배리 맥카시(68)가 지명됐다.

펠로톤은 또 사무직 직원의 20%인 약 2천800명을 해고하고 이사회도 재정비하기로 했다. 비용 절감으로 연간 약 8억달러(약 9천570억원)의 지출을 줄이고 올해 설비투자도 약 1억5천만달러(약 1천796억원) 감축하기로 했다.

존 폴리 펠로톤 창업자 겸 CEO [연합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투자자 블랙웰스의 요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블랙웰스는 이날 폴리 창업자의 사임 발표가 나온 뒤에도 그가 의장으로 옮기는 대신 완전히 회사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펠로톤을 매각할 경우 주당 65달러의 가치에 팔 수 있다고 추정한 보고서를 내놨다. 펠로톤 주가는 전날 29.75달러에 장을 마쳤다.

팬데믹 이후 급성장하면서 수혜 기업으로 떠오른 ‘펠로톤’. 하지만 봉쇄령이 풀리는 등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급하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고, 이로인해 CEO는 자리를 물러나고 많은 근로자는 해고되는 비극을 맞이하고 말았다.

한편, 미 언론들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 등이 펠로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펠로톤을 인수할 경우 부유한 고객과 그들의 데이터는 물론 급성장하는 건강·헬스 시장 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언론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후임 CEO 지명은 펠로톤이 독자 생존을 모색 중이며 적어도 큰 폭으로 주저앉은 현재의 주가에는 회사를 팔 생각이 없음을 시사한다고 WSJ은 풀이했다. 폴리 창업자는 다른 임원들과 함께 이 회사 의결권의 8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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