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윤아 pro] 많은 서민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등 경제 침체로 빚은 늘고 나갈 돈은 많은 시대에 살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사회에 첫 발을 떼지도 못한 청년층은 바늘 구멍보다 좁은 취업의 문을 두드려야 함과 동시에 다양한 유혹의 늪에 마주하고 있어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내구제 대출’의 수렁에 빠진 청년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내구제 대출이란, ‘나를 구제하는 대출’의 줄임말로 불법 소액 대출 중 하나이다. 내구제 대출은 청년이 보유한 고가의 물건을 이용한 슈퍼 고금리 불법 대출로, 성인이면 자신의 명의로 개통하고 발급 받을 수 있는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는 물론, 노트북과 자동차 등 고가의 물품을 담보로 대부 업자에게 돈을 빌리는 형식이다. 보통 대부 업자는 내구제 대출이라는 명목 아래 ‘쉬운 대출’을 미끼로 내걸고 해당 물건을 넘겨받아 팔고, 엄청난 수수료를 챙긴 후 남은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을 취한다. 

최근 어려워진 상황과 더불어 소비의 유혹은 만연해진 상황에서 청년을 노리는 내구제 대출 일당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식 대출을 받기 어려운 청년층이 주로 그 타깃이 되며 저신용자 및 신용불량자 역시 내구제 대출의 늪에 빠지기 십상이다. 내구제 대출에 빠지면 일단 고금리의 이자와 말도 안되게 높은 수수료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같은 범죄자로 묶여 처벌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발각된 내구제 대출 실제 피해 사례를 보면 연이자가 수천 %에 달하는 폭리이거나, 대출을 받은 사람의 명의가 대포폰 개통 등에 사용되는 등 나도 모르게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치권도 내구제 대출에 빠지는 청년들을 구제하기 위해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해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내구제 대출과 관련된 최근 2년간 판결문 40건을 분석해 발표한 바 있다.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내구제 대출은 소액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선불 유심(USIM), 휴대전화 등을 본인 명의로 개통하거나, 가전제품을 렌탈해 업자에게 제공하고 건당 정해진 금액을 수취하는 형식이 가장 많았다. 이렇게 개통된 유심 등은 범죄에 사용되고, 렌탈된 가전제품은 판매용으로 둔갑해 팔리면서 또 다른 범죄로 이어기고 있었다. 

내구제 대출의 무서운 점, 아직 사회에 본격 발을 떼기도 전에 범죄자 꼬리표를 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사례에서 내구제 대출 업자뿐만 아니라 대출을 받은 사람도 처벌 대상이 되었는데, 40건의 판결 중 18건이 대출자에 대한 판결이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피해를 입고도 제대로 신고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청년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된 광주청년드림은행에 따르면 2020년 전체 내담자 377명 중 34명이 내구제 대출 피해자였고 이중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2명에 불과했다. 신고 했다가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기에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심각한 피해를 입히지만 내구제 대출은 많은 사례는 처벌이 어려워 처벌 근거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대출’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유심과 같은 실물 거래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대부업법 등으로 처벌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소액이 혹해서 살인적인 이자와 수수료는 물론 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는 ‘내구제 대출’. 나를 구제하는 대출이라는 타이틀로 청년들을 현혹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나를 망치는 대출’의 대표적 범죄 행위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소액 대출을 받으려다 엄청난 이자와 수에 더해 수십 수백 배의 이자와 벌금형까지 받을 수 있는 내구제 대출에 빠지지 않기 위한 스스로의 경각심과 더불어 사회적 안전망이 절실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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