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이윤아Pro]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시대에 도래한 만큼 개나 고양이를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전부터 개를 가축으로 여겨 소나 돼지처럼 식용해 왔다. 그리고 이제 시대가 변하면서 개식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개는 약 4만 년 전, 인류가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갈 무렵부터 최초로 길들인 가축이라고 알려졌다. 동양의 역사 기록 속에서는 개고기에 대한 기록이 종종 등장하는데, 춘추시대 진나라에서는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개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또 스페인 침략 이전의 멕시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일부 부족 등에서 식용했다. 

현재까지 개고기를 먹는 것으로 알려진 국가는 개고기 최대 소비 국가로 알려진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 필리핀, 베트남이 있다. 

개를 오래전부터 식용해온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개는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자랄 수 있고 잡식이기 때문에 키우기가 수월했다. 또 상대적으로 소나 돼지에 비해 값싸게 먹을 수 있었고 영양분도 풍부한 음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소나 돼지 등 다른 가축들을 대량으로 사육하게 되면서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고, 오히려 개를 식용하는 경우가 줄어들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1980~1990년대에 개고기를 스태미나 음식이라고 여겨, 복날에 몸보신을 위해 먹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일들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 이후 국내 동물보호단체에서는 개식용 금지법을 촉구해왔다. 

개식용을 금지하는 국가적 움직임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만에서는 지난 2017년 아시아 최초로 개와 고양이를 식용 목적으로 도살하는 것과 식용 자체를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개나 고양이를 먹기 위해 도살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먹는 사람도 처벌 대상이 됐는데, 이를 위반하면 벌금형이나 징역형에 처해지며 이름과 얼굴도 대중에게 공개된다. 

그리고 미국 내에서도 지난 2018년 개와 고양이를 식용 목적으로 도살하거나 거래하고, 수입과 수출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도 개와 고양이 식용을 금지하기로 약속했으며, 베트남 정부도 국격 하락을 이유로 개식용을 금지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개식용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대가 변화하고,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개를 가축으로 정의한 기존 제도가 일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면이 생긴 것. 하지만 개식용으로 생업을 유지하고 있는 관련 종사자에 대한 생계 대책도 필요한 만큼 합의점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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