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일러스트 임하은 수습]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서방과 러시아 간 힘겨루기가 팽팽한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대비해 인근 동유럽 국가들에 미군 추가 병력 3천명을 속속 파견하고 있다. 또 실제로 침공이 이뤄질 경우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가할 준비를 마쳤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제재 시도를 ‘루소포비아’로 명명하며 이들이 우크라이나에도 공격적인 태도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루소포비아는 ‘Russia + phobia’가 합쳐진 용어로, ‘러시아 공포증’으로 해석된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계를 두고 전운이 감돌자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러시아를 공포의 대상으로 여긴다는 말로 풀이된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에 약 10만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이르면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이것이 현실화 하면 유럽은 물론 세계가 전쟁의 여파를 피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을 배치한 러시아가 공포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집결시킨 10만 명 이상의 병력을 철수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며 무력시위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할 예정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전쟁 예측을 부인하며 ‘루소포비아’ 시선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군과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이전에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무기를 철수하면 우크라이나 주변 긴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럽 안보를 위해 나토 확장 중단과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고조된 ‘루소포비아’ 상황과 관련, 오히려 나토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한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우리의 서방 파트너들이 그렇게 많이 얘기하고 쓰는 우크라이나 주변 긴장 완화는 아주 빨리 달성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선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하고, 이전에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모든 무기를 우크라이나 영토 밖으로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군과 나토군의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서방 군사 고문과 교관들을 철수시킬 것도 요구했다.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과 나토, 그리고 러시아. 이와 관련해 러시아와 미국, 나토, OSCE는 최근 연쇄 협상을 벌였으나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변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고 침공 준비를 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서방측 주장에 대해 오히려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각종 군사 지원을 제공하면서 우크라이나 주변에 긴장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루소포비아, 과연 미국과 나토의 과도한 우려일까 아니면 러시아가 실제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공포의 대상일까.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안그래도 힘겨운 지구촌 상황이다. 갈등은 해소되고 협력의 물결이 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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