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수많은 기업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출시하는 다양한 신제품들. 먹거리는 물론 각종 전자제품, 그리고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기술개발과 연구를 토대로 더 좋은 새 상품이 시시각각 쏟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제품을 사고 얼마 안가서 구형제품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다. ‘가장 나중에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제품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신제품 개발과 출시는 난제 중 하나이다. 기껏 잘 팔리고 있는 제품이라 할지라도 트렌드를 반영해 최신 제품으로 보완해 나가야 하는데, 이러한 패턴이 자칫 ‘카니발리제이션’이라는 자충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이란, 기업이 새로 출시하는 신제품이 도리어 그 기업에서 기존에 판매하던 상품의 판매량이나 수익, 시장점유율을 깎아 먹는 현상을 가리킨다. 어원이 되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은 동족을 잡아먹는 ‘동족포식’을 의미한다. 즉 ‘카니발리제이션’은 기업의 자기잠식이나 제 살 깎기를 나타내는 말인 것이다. 

카니발리제이션의 예를 ‘콜라’로 쉽게 들어볼 수 있다. A사의 콜라 회사가 있다고 치자. A사의 콜라는 원래도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A사는 ‘다이어트’라는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제로칼로리 콜라’ 신제품을 출시했다. 그런데 신제품인 ‘제로칼로리 콜라’가 다른 음료를 찾던 소비자를 끌고 와 파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잘나가던 자사의 콜라 소비자를 끌고 와버리는 현상을 만들었다. 이는 고스란히 A사의 손해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고, 이러한 사례가 바로 ‘카니발리제이션’이다. 

이처럼 신제품 출시에 있어서 ‘카니발리제이션’은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또 기업이 신제품 출시를 하지 않고 기존 제품을 계속 가지고 가는 것은 더욱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기능과 트렌드를 담아 낸 타사와의 경쟁에서 밀려 아예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카니발리제이션을 감안하면서라도 시장 선점과 기술 선점을 위해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당장은 카니발리제이션이 수익 감소라는 손해로 작용하지만, 신제품이 소비자에게 어필만 된다면 기업의 가능성과 명성은 올라가 결국 플러스가 되기 때문이다. 

카니발리제이션이 가장 심한 분야로 알려진 것은 TV 디스플레이 분야이다. 특히나 경쟁이 심한 TV 디스플레이의 기술은 이름도 시시각각 변하면서 자체발광, 유기발광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의 제품이 우수수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얼마 전에 나온 TV가 구형이 되어 버리는 현상이 발생했고, 대부분의 기업이 기존의 제품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 전에 구형으로 인식되어 판매량이 줄어드는 사타가 빚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신제품을 긴 텀을 두고 출시하기도 어려운 것이, 경쟁사들이 틈을 비집고 매 순간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기업에서 새로 출시한 신상품이 기존에 판매하던 자사의 다른 상품의 수익성을 감소시키는 ‘카니발리제이션’. 기업들의 난제로 여겨지는 카니발리제이션은 신제품 개발을 그만두는 강수를 둘 수도 없기에 기업들이 으레 수긍해야 하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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