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일러스트 임하은 수습] 현재에 안주해 있는 등 ‘아둔함’을 나타내는 말에 유독 ‘개구리’가 자주 등장한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나타함을 나타내는 말인 ‘삶은 개구리 증후군’ 이른바 ‘비전상실증후군’이 현 시대의 우려로 떠오르고 있다. 

비전상실증후군(삶은 개구리 증후군). 다소 잔인한 말로 비춰지는 이 말은 현실 문제를 간파하지 못하고,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며 오랫동안 계속된 편안함에 안주해 목표 없이 살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비전(vision)”은 예지력, 선견지명 등을 의미한다. 즉, 비전상실증후군은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을 상실한 채 그저 현재에 만족하며 나태하게 살아가는 삶의 자세를 지칭한다. 

비전상실증후군은 ‘삶은 개구리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 이 말은 하나의 실험 또는 요리에서 나온 말이다. 과거에 미국 코넬대의 실험실에서 개구리 관련 실험이 있었다. 개구리를 한 마리를 냉수가 담긴 비커에 넣고 비커 아래에 분젠등을 놓고 아주 조금씩 물을 데우기 시작했다. 아주 조금씩 조금씩 비커에 물 온도는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그 안에 개구리는 서서히 변하는 온도를 눈치 채지 못한 채 비커에 그대로 있었다. 만약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다면 개구리가 살기 위해 뛰어 올랐다면 충분히 탈출할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그렇게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개구리는 결국 삶아져 죽게 되는 비극을 맞이하고 말았다. 

이 실험이 알려지고 다양한 매체에서는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앞을 내다보지 못한 채 안주해 있는 상황을 일컬어 ‘삶은 개구리 증후군’이라 표현하는 글을 기고했고, 이후 경제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었다. 그리고 서서히 변화되는 온도를 내다보지 못한 개구리처럼 ‘선견지명’이 없는 상황을 두고 같은 의미로 ‘비전상실증후군’이라는 말도 혼용되기 시작했다. 

비전상실증후군(삶은 개구리 증후군)은 다양한 분야 그리고 다양한 세대를 두고 사용된다. 특히 현재 급변하는 사회, 교육, 경제 속에서 그저 지금의 온도에 만족하고 아무런 대처 없이 다가오는 파도를 등지고 앉아있는 상황에 경종을 울릴 때 사용되는데, 대표적으로 지난 2013년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GI)는 한국 경제를 두고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 속의 개구리’로 묘사한 보고서를 내며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면 추락하고 말 것”이라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서서히 온도가 올라 삶아진 개구리처럼, 현재 당장의 큰 위해가 없다고 해서 달라지는 변화를 외면하고 안주하게 된다면 한 순간에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심각한 경제 위기, 취업난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비전’을 바라보지 못하면 위기의 파도에 그대로 휩쓸려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또한 매번 똑같은 정치권 이라며 정치에 관심을 돌리는 젊은 세대들의 흐름 역시 결국에는 더 큰 부패와 파멸을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다이빙대에 선 우리 경제는 물론, 코로나 악재를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다음 정권 역시 ‘비전상실증후군’에 빠지지 않도록 철저히 돌아보고 대응하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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