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얼마나 오래 자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자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시간이 길거나, 자다 깨기를 반복하고, 잠을 자고 난 후에 개운하지 않고 오히려 멍한 느낌을 받는다면 아무리 길게 누워있었다고 해도 잠을 잤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다 보면 "나는 왜 잠에 들지 못할까?"라는 고민으로 밤을 지새우게 되고, 또다시 밤새 뒤척일 생각에 밤이 오는 것이 두려워진다.

흔히 이러한 불면증이 나타나면 약물에 의존하거나 불면증에 좋은 음식을 임의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명확한 원인 파악 없이 이에 의존하는 것은 자칫 증상을 악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불면증이 발생한 원인을 짚어보고 그에 맞는 처방을 적용해야 증상 완화 및 추후 재발을 막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불면증은 유형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한다. 먼저 급성 불면증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갑자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심장이 과열되는 '심열증'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얼굴과 가슴으로 열이 치밀어 오르고,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만성불면증은 심장과 담이 약해진 '심허증'이 원인일 수 있다. 평소 걱정이 많은 성격,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로, 비위가 약하고 소화기가 약한 체질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스트레스가 더해져 심장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불안감이 심해지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매사가 두렵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힘이 많이 드는 사람들이 이러한 만성 불면증을 겪기 쉽다.

이처럼 불면증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 무기력, 신경과민 등의 영향으로 심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무엇보다 불면증은 정확한 원인을 밝혀 그 원인을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대가 수면부족에 대한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이는 불면증을 더욱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수면주기와 수면습관 등을 점검하여 강박에서 벗어나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고 환자 개인의 심리·정서적 문제도 들여다 봐야한다.

글: 자하연한의원 김가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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