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이윤아Pro] 아재들에게 신조어는 완전 다른 나라의 말로 느껴지기도 한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을 해보기도 하지만 ‘킹받네’, ‘어쩔티비’ 등 새로운 신조어가 계속해서 등장한다. 특히 조언을 한답시고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아재들. MZ세대들에게 “‘뇌절’ ㄴㄴ요”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뇌절’은 똑같은 말이나 행동을 집착적으로 반복해 상대를 질리게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지칭하는 용어이다. 원래 일본 만화 <나루토>에 등장하는 한 캐릭터의 기술 이름이지만 온라인에서는 계속해서 여러번 반복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나루토>의 등장인물 하타케 카카시를 이용한 밈이 한때 널리 퍼졌다. 그의 주 기술인 뇌절을 비웃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왔고, 끝이 나지 않고 올라오는 밈에 질린 사람들이 그만하라고 하면서 이슈가 되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1절, 2절, 명절에 큰 절, 카카시 뇌절까지 하네’라는 문구가 유명해지면서 같은 것을 지겹게 반복하는 행동을 가리키는 말로 자리 잡았다. 1절만 하자는 절 드립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뜻으로 쓰이고 “1절만 하지 않고 뇌절한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한다.

쉽게 말하면 간단명료하게 끝낼 수 있는 말임에도 중언부언 늘어지는 잔소리에 대해 이를 거부하고 싶은 젊은 층들의 심리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뇌절과 다르게 과학 용어로 뇌절은 발생 과정에서 태아의 뇌를 만드는 여러 분절 가운데 하나를 의미한다. 

사실 신조어가 최근에만 등장한 것은 아니다. 기성세대들도 신조어를 사용했으며 심지어 신조어가 표준어가 되기도 한다. 일반어의 준말이나 외국어, 혼종어 형태로 많이 나타나는 신조어는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지금처럼 인터넷과 SNS 등으로 더 빠르게 상대방과 소통하는 세대들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려하기에 표현방식도 아주 다양하다. 이에 다양한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하지만 한때 유행하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2016년 10월부터 혐오나 욕설, 비하의 뜻을 담은 말을 제외한 신조어를 인터넷 아카이브 ‘우리말샘’에 수록하고 있다. 국어사전만으로는 살아있는 언어 현상을 기록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우리말샘을 제작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나이가 든 어르신들은 젊은 세대가 사용하는 새로운 단어로 대화의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대화를 하다 모르는 단어가 많다 보니 거리감을 느끼게 되고 조금씩 적응을 하려 해도 너무 빠르게 변하다 보니 어르신들에게는 적응이 쉽지 않은 것이다. 

신조어는 그 세대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소통의 단절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창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순수한 우리 한글이 심하게 왜곡되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너무 비판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보다 신조어를 조금씩 알아두어 세대 간 활발한 소통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