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윤아Pro] 2022년(단기 4355년)이 밝았다.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으로, ‘임인’은 육십갑자 중에 39번째 ‘임(검은) 인(호랑이)’라는 뜻을 지닌다. 한 마디로 2022년은 검은 호랑이띠의 해 이른 바 ‘흑호 해’이다. 

호랑이는 오래 전부터 힘과 용맹을 상징하며 신성한 동물로 여겨져 왔기에 2022년 임인연에 대한 희망과 기대감도 크다. 호랑이는 12지의 3번째 동물로 예로부터 사악한 잡귀들을 물리치는 영물로 인식되거나 우리 민족의 신(神)이자 다양한 상징으로 생활 속에 자리 잡아 왔다. 맹수로서 최고의 두려움의 대상인 동시에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예의 바른 동물로 대접받기도 하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물로 여겨져 온 것.

특히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용맹함을 표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호랑이가 자주 등장한다. 조선시대 무관 관복에는 호랑이가 수놓아져 있기도 하고, 그들은 용맹함을 과시하기 위해 호랑이 가죽을 걸치거나 깔고 앉기도 했다. 또한 집안의 액운을 막기 위해 호랑이 병풍이나 그림을 방 안에 두기도 했으며, 적들의 침략이 많은 곳의 산이나 바위 이름을 ‘호랑이’와 관련되게 지어 두려움을 떨치고 위용을 북돋우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 관악구에 있는 ‘호암산’이다. 

이에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침체와 불안감이 팽팽한 상황이기에, 2022년 ‘임인년’에는 이런 것들이 해소되며 호랑이를 의미하는 한자를 따 ‘평범’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중 2022년 ‘임인년’은 흑호, 검은 호랑이의 해라 더욱 신성한 의미를 지닌다. 검은 호랑이는 호랑이 중에 극히 드문 케이스기 때문이다. 실제 완전 검은색 털로 덥힌 호랑이는 전설 속에나 등장할 뿐이고, 현재 흑호로 지칭될 수 있는 검은 무늬가 더욱 많이 분포된 호랑이는 멜라닌 색소 과다증으로 모든 체모가 검어지는 '멜라니즘' 또는 체모의 무늬가 굵고 짙어지는 '아분디즘'이 발현된 호랑이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참고로 호랑이의 아분디즘 발현은 벵골호랑이에게서만 보고되고 있으며 백호 생산을 위한 호랑이간의 근친교배가 아분디즘의 발현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임인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기도 한다. 특히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아 한국 문화에 녹아 있는 호랑이 관련 상징과 문화상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리는데, 대표적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 12월 22일부터 올 3월1일까지 기획전시실 2에서 '호랑이 나라' 특별전을 개최한다. 맹호도를 비롯한 유물과 영상 70여 점이 관객들과 만나며 전시는 1부 '십이지와 호랑이 띠', 2부 '호랑이 상징과 문화상', 3부 '호랑이의 현대적 전승'으로 구성된다. 

이중 호랑이 그림은 예부터 '액'을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로 활용되어 왔는데, 우석 황종하가 그린 '맹호도'는 맹렬한 호랑이의 특징을 잘 포착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은산별신제(恩山別神祭)에서 썼던 산신도(山神圖)도 볼 수 있다. 백호와 함께 장수의 상징인 불로초와 복숭아가 그려져 있다. 호랑이는 산신을 보좌하는 동물로 나타난다. 그밖에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였던 '호돌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을 구현한 인형도 만나볼 수 있다.

예로부터 두려움의 대상이면서 용맹과 신성함의 상징으로 여겨져 호랑이. 이러한 호랑이의 기운이 담긴 2022년 임인년에는 무엇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평범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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