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하나의 프로그램이 오랜 시간 꾸준히 방송 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취향도 성격도 다른 시청자들의 안정적인 지지를 얻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 특히 타깃이 확실한 특정 분야의 방송은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한 국내 대표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이 어느덧 시즌 10을 마무리했고, 시즌 1부터 화제성을 자랑해오듯 많은 아티스트들의 경연 곡이 국내 음원사이트를 장악하고 있다.

엠넷 '쇼미더머니10' 우승자 조광일의 결승 무대 [엠넷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로 ‘쇼미더머니’ 이야기다. 매 시즌마다 그래왔듯 마지막 방송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래퍼 ‘조광일’에 대한 관심이 프로그램의 인기만큼이나 뜨겁고 그가 잘 하는 음악인 ‘속사포 랩’은 그간의 선입견을 깨며 대중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오르고 있다.  

조광일은 지난해 발매한 곡 '곡예사'로 파열음이 강조된 특유의 속사포 랩으로 힙합 팬들에게 존재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힙합이라는 장르가 그러하듯 음악의 완성도와 매력과는 관계없이 대중들에게 조광일은 생소했다. 그런 그는 '쇼미더머니10'에 출연을 결심했고, 경연이 진행되는 동안 조광일은 자신만의 특장점인 빠른 속도의 랩을 무대 위에서 펼쳤고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쇼미더머니10' 우승자 조광일 [엠넷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렇게 마침내 ‘쇼미더머니 10’ 마지막 방송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조광일은 "제가 이런 프로그램에서 1위라는 과분한 자리를 받아도 되나 생각이 든다. 너무 감사하다"라며 특히 방송 내에서 프로듀서였던 개코와 코드쿤스트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우승을 계기로 많은 분이 제 음악을 더 긍정적으로 들으실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는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사실 조광일은 쇼미더머니가 첫 출연이 아니다. '쇼미더머니 재수생'으로 알려진 그는 이전 시즌 7에 출전한 바 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 열 번째 시즌에서 개성 있는 속사포 랩으로 자신만의 음악 색을 드러내며 차츰 관심을 모았고, 결국 승자의 자리에 섰다. 그렇게 열 번째 시즌의 우승자로 호명된 조광일은 "실수하지 말고, 내가 가진 것들을 잘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열 번째 시즌이라는 특별한 때에 영광을 차지하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쇼미더머니10' 우승자 조광일 [엠넷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간 빠르게 가사를 내뱉는 속사포 랩이 힙합계에서 그동안 크게 인정받지 못해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광일의 우승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그는 탄탄한 기본기 위에 특유의 파열음이 강조된 발성, 빠른 속도의 랩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 선입견을 깨고 널리 인정받는 래퍼가 됐다. 이에 대해 조광일은 전에도 같은 마음과 노력으로 참가했다며 "이번에는 운이 좋게 시기가 잘 맞았던 것으로 생각한다. 매 라운드를 거치면서 제 진심과 노력을 많은 분이 알아봐 주셨기에 우승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쇼미더머니 10을 통해 ‘속사포랩 = 조광일’이라는 공식을 세운 조광일. 그는 과연 처음부터 속사포랩 만을 추구해 왔을까? 이에 대해 조광일은 “음악을 시작할 때 꼭 속사포 랩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시작한 건 아니다. 단지 음악을 통해 들려드리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았고, 그것들을 제한된 시간과 곡 안에 녹여내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빨라졌을 뿐이다. 그게 지금 제 스타일로 자리를 잡게 됐다.”라고 배경을 설명한다. 그러면서 속사포 랩에 대한 편견을 깼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만족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쇼미더머니10' 우승자 조광일 [엠넷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그는 '쇼미10'을 통해 그동안 하지 않았던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며  "힙합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해보고 싶다. 음악 스타일이 바뀌게 될지, 다른 장르와 조화가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응원해주신 분들께 보답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앞으로의 성장과 함께 향후 선보일 조광일만의 음악 세계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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