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가 갑이다’ 광고는 왜 논란이 되는가? [시선톡]

[시선뉴스 이호] 구인구직사이트가 새롭게 선보인 걸스데이 혜리 출연의 광고가 관련 업체들의 항의로 일부 중단됐다.

지난 4일 PC방 업주들이 조합원으로 있는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하 콘텐츠 협회)은 구인구직사이트 알바몬에 보낸 항의 서한에 "알바몬이 최근 새롭게 제작해 배포하고 있는 광고에서 PC방을 포함한 자영업 소상공인 업주들이 악덕 업주로 묘사되고 있다"며 광고 중단을 요구했다.

또한 "혜리가 출연한 알바몬 광고에는 소상공 업주들이 최저임금과 야간수당을 지키지 않는 악덕 고용주로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아르바이트생과 고용주 간의 갈등과 오해를 유발할 수 있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경기침체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분노와 상실감을 주고 있는 이번 광고를 즉각적으로 배포 중지할 것을 요구한다"며 "PC방 소상공인 전체에게 공개 사과하라"는 주장을 했다.

이번 논란이 일어난 화제의 광고는 지난 1일부터 온라인과 TV 등에서 방영되고 있는 알바몬의 '알바가 갑(甲)이다' 시리즈 영상이다. 걸스데이 혜리가 시간제 근로자들이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최저시급, 인격모독, 야간수당 문제에 대해 혜리를 대세로 만든 애교를 섞어 지적하는 내용으로 공개가 되자마자 큰 이슈가 되었다.

이 광고는 총 3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주제는 ‘인격모독’, ‘최저시급’, ‘야간수당’이다.

'인격모독'편은 "알바를 무시하는 사장님께는 앞치마를 풀어 똘똘 뭉쳐서 힘껏 던지고 때려치세요"라며 알바생의 인격을 모독하는 업주 밑에서는 일을 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야간수당'편에서는 "사장님들, 대한민국 알바들의 야간근무수당은 시급의 1.5배. 안 지키시면 으~응. 협박 아님. 걱정돼서 그럼"이라며 야간근무수당을 제대로 지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최저시급’ 편에서는 “알바 여러분. 법으로 정한 대한민국 최저시급은 5580원입니다. 5580원 이런 시급. 쬐끔올랐어요 쬐끔. 370원 올랐대. 이마저도 안주면 히잉~”이라며 낮은 최저시급을 꼬집으면서 동시에 이마저도 지키지 않는 업주들을 향해 경종을 울렸다.

알바몬 측은 "이번 광고는 시간제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알리고 근무여건을 개선하는데 조금이나마 이바지하려는 의도로 제작된 것으로 일부러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며 "본의 아니게 소상공 업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며 콘텐츠 협회의 항의가 가장 거셌던 ‘야간수당’편을 비공개로 돌렸다.

이 광고 영상에 대해 현재 알바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속이 시원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신들이 알바를 하면서 느끼는 고충들을 광고에서 속이 시원할 정도로 대놓고 표현해 줬기 때문이다. 반면 알바를 고용하는 고용주 들은 ‘불편하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지킬 것 잘 지키며 알바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자신들까지 저런 모습으로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다.

이 영상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바로 이 것이다. 영상의 내용 자체는 당연히 고용주들이 지켜야만 하는 내용이고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것이며 지키지 않는 고용주는 철퇴를 맞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본 영상에는 정상적인 고용주와 알바의 관계가 나오지 않는다. 처지에 있어서는 서로 이해와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본 영상은 고용주와 알바를 서로 적의를 갖는 적대적인 관계로만 표현을 하고 있다.

고용주와 알바의 건강한 관계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다. 본 영상은 알바쪽에만 치우쳐져 이해와 배려라는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알바가 ‘역 갑질’을 하라는 메시지만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이나 위메프의 갑질 채용처럼 고용주의 갑질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알바들 역시 단기 시간제 근무를 하면서 책임감 없는 행동을 하여 고용주의 속을 썩이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고용주든 알바든 서로가 발전하고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모두 이해와 배려를 하면서 일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현재 양쪽으로 편을 갈라 싸울 때가 아니라 서로 발전 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하는 시기다. 이슈가 되기 위해서 한편에 치우친 자극적인 영상을 만드는 것 보다 서로 화합을 할 수 있게 유도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드는 것이 정말 필요한 영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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