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여자프로배구 감독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김사니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이 결국 팀을 떠나기로 했다. 김사니 감독대행은 지난 2일 경상북도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와의 프로배구 도드람 2021-2022 V리그 방문 경기를 앞두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IBK기업은행은 조송화의 무단이탈 사태와 서남원 전 감독에 대한 불만으로 ‘태업’ 플레이를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태업’은 직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의 지휘명령을 따르지 않고 노동조합의 지휘 통제 하에서 불완전한 노무를 제공하여 작업능률을 저하시키는 쟁의행위를 말한다. 쉽게 말해 맡겨진 일을 불성실하게 하는 것을 뜻한다.

태업은 소극적 형태와 적극적 형태(생산 또는 사무를 방해하는 행위로서, 단순히 태업에 그치지 않고 의식적으로 생산설비 등을 손상하는 행위, 이를 태업과 구별하여 사보타주라고 정의함)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적극적인 형태는 위법이다. 근로자가 자기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아니하여 정상적인 업무 운영을 저해하는 것은 파업과 같이 합법적인 쟁의행위가 되지만, 사용자의 재산을 파괴하는 것은 합법성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태업은 파업에 관한 제한을 회피하기 위하여 행하여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단체협약으로 파업에 대해서 제한이 가하여진 경우라든지, 파업 자체가 사회여론에 나쁜 영향을 주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경우에는 파업을 피하고 이를 대신해서 태업을 행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IBK기업은행 사태와 관련해 스포츠에서도 태업이라는 용어가 쓰인다. 운동선수들의 고의적인 승부 조작성 경기를 들 수 있으며 상대의 전력과는 상관없이 어떻게든 패배해달라는 식으로 경기를 펼치게 된다. 

지난달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에서는 코치와 선수가 팀을 무단으로 이탈했지만 정작 감독이 경질되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 IBK기업은행의 김사니 감독대행은 팀 이탈에 대해 서남원 감독의 폭언과 모욕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IBK기업은행은 팀을 무단으로 이탈한 후 돌아온 김사니 코치의 사표를 반려한 뒤 징계 대신 감독대행 지휘봉을 선물했다. 나머지 주축 선수들도 태업을 의심할만한 플레이로 일관해왔음에도 구단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러한 IBK기업은행의 태업 문제는 올 시즌 첫 3-0 완승이 하필이면 서 감독 경질 이후에 나왔기 때문에 논란이 되었다.

주요 선수들은 서남원 감독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서 감독에 대한 불만으로 태업성 플레이로 일관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IBK기업은행 김희진 선수는 이날만 이겨보자고 열심히 한 것이 아니고 안 좋은 상황에도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김수지 선수 역시 ‘선수들이 재작년부터 태업했다, 훈련에 불성실했다’는 말들에 대해 훈련에 반기를 들어 훈련에 참석을 안 했다든가 하는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결국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도자로서도 앞날이 기대됐던 김사니 감독대행은 구단과 자신의 과욕으로 인해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씁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코치와 선수의 팀 무단이탈과 선수들의 ‘태업’ 플레이 의혹 등으로 논란을 빚은 IBK기업은행. 이 모든 것을 자초한 구단은 물론 IBK기업은행의 고참 선수들도 스포츠팬들의 비난에서 당분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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