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인기로 도마에 오른 ‘망 중립성’...통신사-플랫폼 팽팽한 대립 [지식용어]
‘오징어 게임’ 인기로 도마에 오른 ‘망 중립성’...통신사-플랫폼 팽팽한 대립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심재민 기자
  • 승인 2021.11.2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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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심재민]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각종 패러디 붐이 일고 있는 한국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오징어 게임’은 그간 K 드라마 열풍과는 조금 다른 구조를 하고 있다. 기존 K 드라마는 해외에서 저작료와 판권 등을 지불하고 사간 후, 해당 국가 방송 채널을 통해 송출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은 한국에서 제작했지만 ‘넷플릭스’라는 해외 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인이 시청하고 있다. 그런데 또 넷플릭스는 해당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급한 국가의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망을 이용해 세계의 이용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구조다.

그런 만큼 전 세계인이 시청하는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국내 트래픽 급증으로 이어지는 상황. 이로 인해 오랜 논의가 이어져 왔던 ‘망 중립성’이 다시 도마 위로 올라왔다.

망 중립성(network neutrality)이란, 통신사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특정 콘텐츠 또는 인터넷 기업을 차별하고 차단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말한다. 각 국가마다 만들어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통해 ISP 기업들은 모든 사용자에게 동등하고 차별 없이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망 중립성은 세계에서 통용되는 기본 규범으로, 우리나라는 정부와 사업자, 그리고 시민 단체가 공동으로 2011년 망 중립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그리고 2013년에는 법제화보다는 낮은 수준의 망 중립성 규범을 정립한 바 있다.

망 중립성에 따라 ISP는 망에 흐르는 합법적 트래픽을 차단할 수 없고, 지연하거나 우선 처리하는 등 차별적 공급을 할 수 없다. 이는 이용자의 콘텐츠나 정보 접근에 있어 평등을 도모하고, ISP 망을 마치 공공재처럼 이용함으로써 인터넷과 콘텐츠 산업 성장을 제고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이러한 망 중립성을 토대로 수많은 인터넷 기업과 콘텐츠 및 OTT 기업은 ISP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엄청난 수익과 성장을 이루었지만, 접속료 이외에 추가 비용은 지불하지 않아 왔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망 중립성’을 발판 삼아 눈부신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반대로 ISP 업체들은 ‘망 중립성’에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인터넷 네트워크 통신망을 구축했다. 그리고 트래픽이 증가하면 서비스 질 저하를 막기 위해 또 비용을 들여 망을 확충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오징어 게임’ 등 콘텐츠가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 트래픽이 급증한 것이다. 이로 인해 네트워크 데이터 병목현상이 발생했고 이는 ISP의 부담으로 돌아갔다. 이에 ISP 업체들은 ‘넷플릭스’ 등 플랫폼 기업이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이러한 팽팽한 ICT 기업 및 플랫폼 기업과 ISP 업체의 팽팽한 대립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고, 구조 자체가 ISP 쪽이 불리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왔다. 때문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2017년 12월 통신망은 공공재가 아닌 상품이라며 망 중립성 정책을 폐기했다. ISP가 늘어난 트래픽에 대응하고 비용을 쏟느라 국가 산업 중 하나인 ‘5G’ 네트워크 전환을 늦추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미국의 ISP 업체가 구글과 넷플릭스 등 기업을 대상으로 사용량과 속도 등에 따라 요금을 차별화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오징어 게임’의 엄청난 인기로 국내 ISP 업체의 망 트래픽이 급증하자, 미국처럼 ‘망 중립성’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 하지만 망을 공공재처럼 이용해 오던 업체들은 “망 중립성이 없어지면 ISP가 콘텐츠와 정보에 대한 선택적 수용, 이른바 게이트키핑 역할을 할 것이다”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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