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샤넬, 프라다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명품들은 특유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명품 가격이 최근 심상치 않게 오르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샤넬, 셀린느,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먼저 ‘백(가방)’ 제품의 인기가 뜨거운 샤넬은 11월 초 4개월 만에 일부 제품 가격을 ‘또’ 인상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샤넬 클래식 백은 사이즈별로 10% 후반의 인상폭을 보였는데, 이로 인해 클래식 라인은 스몰사이즈부터 모든 모델이 1,000만원대로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샤넬은 코로나19 팬테믹 이후 총 7차례 가격을 조정했는데, 올해 들어서만 무려 4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가방으로 유명한 셀린느 역시 올해 들어 세 번째 가격 인상이 이루어졌다. 지난 1월과 4월에 이어 최근에는 지난 8일 10여개 가방 상품 가격을 평균 8% 인상하며 품목당 10~15만원 가격이 올랐다.

루이비통도 지난 10월 올해 들어 다섯 번 째로 주요 핸드백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그밖에 에르메스, 프라다 등 주요 브랜드들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보통 1년에 1~2차례에 가격 인상을 진행했으나, 이후에는 가격 인상을 3차례 이상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이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대부분 ▲본사 가격 정책 ▲제작비와 원재료 가격 인상 ▲환율 변동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런 이유가 1년에 수차례씩 가격을 올리는지에 대한 타당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명품 가격이 올라도 구매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는 데에 있다. 명품 매장은 문을 열기만 하면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하는 상황. 이러한 이례적인 가격 상승과 수요의 증가 속에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은 껑충 뛰어 올랐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한국에서 1조467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대비 33.4% 오른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1천519억원으로 176.7% 급증했다. 에르메스코리아 역시 지난해 국내 매출액이 4천1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천334억원으로 15.9% 늘었다. 

이렇게 명품 가격이 오르고 매출이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코로나19로 모임, 여행, 외출 등에 제약이 생기면서 보복소비의 일환으로 국내에서 명품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수요가 급증하자 명품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을 몇 차례씩 단행한 것이다. 

또 현재의 삶을 즐기고자 하는 MZ세대가 명품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오른 것도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주었다. 실제 L백화점의 2030세대 명품 매출 비중은 2018년 38.1%에서 2020년 46%로 상승했고, S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명품 매출 비중이 20대는 10.8%, 30대는 39.8%에 달했다. 2030세대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이다. 

즉 명품 브랜드의 이례적인 가격 상승은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그리고 MZ세대 명품 선호와 통 큰 소비문화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가격 상승에 비해 서비스는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를 키운다. 또한 상당한 매출을 올려주고 있는 국내 유통사와 백화점을 상대로 한 명품 브랜드들의 ‘갑’질 역시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일부 브랜드의 입점 여부가 백화점 위상에 영향을 주다보니 무리한 요구도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특수를 틈타 야금야금 이례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는 명품 브랜드들. 특히 보복소비 심리와 MZ세대의 선호를 먹이로 삼는 명품 브랜드들의 배짱 영업을 두고 여기저기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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