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터무니없는 가상 세계에서 일이 벌어지거나,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예상을 깨며 빈번히 일어나는 사건을 담은 문학 작품을 판타지라고 한다. 판타지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자칫 잘 못하면 유치하거나 관객들을 설득하지 못한다. 하지만 관객을 설득하는 순간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환상적인 상상의 나라를 볼 수 있게 된다. 30년 전인 91년도에도 환상적인 판타지가 있었다. 바로 영화 <가위손>이다. 

<영화정보>       
가위손(Edward Scissorhands, 1990)
판타지, 멜로/로맨스 // 1991.06.29 // 미국 
감독 – 팀 버튼
배우 – 조니 뎁, 위노나 라이더, 다이앤 위스트, 안소니 마이클 홀, 케시 베이커, 로버트 올리버리

<다가설수록 아픈, 그래서 더 애틋한 '가위손'>
어느 눈 내리는 밤, 할머니는 손녀딸에게 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화장품 외판원인 펙(다이안 웨스트)은 마을 뒤쪽에 있는 미스터리한 성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가위손을 가진 에드워드를 만나게 된다. 에드워드는 홀로 살던 한 과학자가 만들어낸 인조인간으로, 그의 손을 완성시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손만 미완성으로 남아있다. 

그러던 어느날 펙은 마을 언덕 외딴 성에서 상처투성이 창백한 얼굴과 날카로운 가위손 때문에 외롭게 살고 있는 에드워드(조니 뎁)를 만나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그날 저녁 펙의 딸인 킴과 아들 케빈 그리고 남편인 빌은 펙에게 에드워드를 소개받고 그녀의 가족들은 그가 어색하긴 하지만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평범한 일상에 무료해하던 마을 사람들에게 큰 관심거리가 된 에드워드, 펙의 딸 킴(위노라 라이더)을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의 남자친구 질투와 이웃들의 편견으로 도둑으로 몰리며 더 큰 오해에 빠지게 되는데...

<하고 싶은 이야기>   
- 놀라운 구성과 환상적인 연출력 

91년도에 개봉한 영화라는 것이 새삼 놀라울 정도다. 30년 전 영화를 접했을 당시 ‘기괴하다’라는 느낌을 받은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얻었고 지금까지도 가위손을 능가할 놀라운 구성의 판타지물은 탄생하고 있지 못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을 알려준 가위손의 존재에 인간의 측은지심이 더해지는 장면들. 그리고 한없이 순수한 모습에서 보여주는 환상적인 연출력은 아름답기만 하다. 가위손의 구체적인 모든 내용이 생각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할 것이다. 가위손으로 정원을 다듬던 모습과 머리손질을 하는 모습 그리고 물침대가 터지는 모습을... 
  

- 슬픈 동화 
팀 버튼의 영화는 대부분 동화같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을 많이 제작하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역시 한편의 동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기괴하면서도 신비롭고 또 유쾌하고 장난기 가득한 모습들이 표현되는 것. 그것이 바로 팀 버튼이 주는 모습이다. 하지만 가위손은 여기에 슬픔이 더해진다. 인간으로 느낄 수 있는 슬픔의 표현들. 미완성일 뿐인 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하다 또 다시 외면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우리와 다른 사람을 대할때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따뜻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면 따뜻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 세상은 그럴 때 가장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해서 안고 싶지만 안을 수 없는 현실. 가위손의 모습은 흡사 아름다운 장미와 같다. 아름답지만 가까이 가면 가시를 품었기에 함부로 할 수 없는 장미. 어쩌면 가위손의 모습도 장미와 같기에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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