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윤아Pro] 이탈리아 에트나 화산 분화 과정에서 나온 아황산가스(SO2)가 아시아 대륙을 넘어 한반도 상공까지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트나 화산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동부에 위치한 유럽 최대의 활화산이다. 올해 2월 16일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분화 중이며, 10월 23일 오후 5시(한국시간) 또다시 폭발했다. 아시아 지역을 매시간 관측하는 정지궤도 환경위성 영상에는 일부 아황산가스가 10월 27일 한반도 북쪽에 첫 유입된 후, 28일에 한반도 남쪽으로 이동하여 강원도 일부 지역 상공을 지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동진)은 이탈리아 에트나 화산에서 분화된 아황산가스(SO2)가 아시아 대륙을 이동하여 한반도 북쪽 상공을 지나는 상황이 포착된 정지궤도 환경위성(천리안위성 2B호) 영상을 지난 2일 환경위성센터 누리집에 공개했다. 참고로 정지궤도 환경위성의 관측범위는 동서로 일본에서부터 인도, 남북으로 인도네시아 북부에서 몽골 남부까지이며, 20여 개 아시아 국가가 포함된다. 

한반도에서 9천여 km 떨어진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에트나 화산 분화. 먼 거리임에도 대규모로 폭발한 탓에 화산가스가 아시아 지역까지 이동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이 강원도 일부 지역의 상공을 통과한 화산가스의 국내 영향을 살펴본 결과, 10월 28일 당시 이곳 일대의 지상관측소 아황산가스 농도에는 큰 변동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강원지역 아황산가스(SO2) 농도(출처: 에어코리아)는 지난 달 27일 0.002ppm, 28일 0.003ppm이다. 수천 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화산가스의 경우 대류권(두께 약 10km) 상층부 또는 그 이상으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지표면에서 영향이 적을 수 있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아시아 지역 내로 이동하기 전까지 하루 1~2회 정도 관측이 가능한 유럽의 저궤도 환경위성(TROPOMI) 자료를 이어 붙여 에트나 화산가스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그 결과 화산 분화(10월 23일)로 방출된 아황산가스가 동쪽인 아시아 대륙을 향해 가던 중, 10월 25일 2개의 기류로 분리되었으며, 그 중의 한 기류가 한반도를 향해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위성센터는 올해 3월 이산화질소 농도, 에어로졸(AOD), 오존 농도, 유효 운량, 자외선 관련 산출물 3종(식물 반응 지수, 비타민D 합성 지수, DNA 영향 지수), 이산화황 농도 등 8종의 아시아 대기질 영상 자료 1차 공개한 바 있다. 이후, 특이현상(화산분화 등)에 대한 위성자료 분석 보고서를 환경위성센터 누리집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인근에 위치한 일본의 주요 화산(아소산, 사쿠라지마 화산 등),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지역의 화산뿐만 아니라 이번 에트나 화산처럼 장거리로 이동한 아황산가스(SO2)도 정지궤도 환경위성에 포착된 경우 분석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에트나 화산 분화 사례처럼 수천 km가 떨어진 이탈리아 화산일지라도 대규모로 폭발하면 화산가스가 아시아 지역까지 이동할 수 있다. 우리 정지궤도 환경위성을 활용하면 시간별 이동 상황까지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기존의 지상관측망에 위성의 장점까지 더해진 입체관측체계로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감시와 대응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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