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2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공개됐다. 이 책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 수행했던 일들에 대한 당위성과 스스로 치적하는 내용이 주가 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그 중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었고 지금도 투입되고 있는 4대강에 대한 언급이 있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회고록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단일 공사로는 건국 이래 최대의 역사라 할 만큼 공사 규모가 컸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로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상황에서 계획을 세우느라 시간을 허비할 여력이 우리에겐 없었다.” 라며 4대강 사업을 ‘그린 뉴딜’이라고 명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서 그 동안 치수(治水)를 주 목적으로 한다고 주장해 왔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목적을 보더라도 물 문제 해결, 강의 건강성 회복, 친수구간 확보, 지역경제 발전 등으로 치수와 환경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집권 시절 대표적 사업인 4대강 사업에 대해 치수(治水)가 아닌 “재정 투자로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전략 이었다”는 내용을 남겼다. 4대강 사업을 함으로써 미국의 루즈 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을 이겨내기 위해 실행했던 뉴딜 정책과 같은 효과를 얻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하지만 금융위기를 극복했다고 하기엔 투자된 비용이 너무나도 컸고(약 22조원) 친환경 정책이라 했지만 많은 생태계가 망가지고 녹조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런 미래를 예상한 4대강 사업은 국민들과 많은 환경 단체가 매우 크게 반대했던 사업이다. 그리고 지금도 지속적으로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천문학적인 비용이 추가적으로 지출되고 있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의 원래 목적이었던 치수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가뭄일 때는 녹조를 해결하기 위해 보의 물을 사용해야 했고 장마일 때는 홍수로 넘쳐났다. 결론적으로 4대강은 눈에 보이기 좋은 현재로선 실패한 사업이다.

이런 사업을 가지고 금융위기를 탈출한 재정투자라고 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그 당시 4대강 사업과 금융위기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금융위기 타파를 위해 사업을 진행했다고 하는 주장은 4대강의 정당성을 당시 상황에 억지로 끼워 맞춘 것과 다를 바가 없다.

4대강 사업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는 것이 너무 빠른 판단이 아니냐고 묻는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역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나기도 전에 너무 이른 시기에 나왔다고 할 수 있겠다. 퇴임 후 23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회고록을 낸 이유가 순수한 회고록이 아닌, 정치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국민들이 대통령들에게 듣고 싶은 말은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나는 다 잘 했다’라고 하는 자화자찬이 아니다. 항상 자신이 부족하고 잘 하겠다는 말과, 잘 못 한 점이 있다면 인정하고 시정하겠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대통령이 국정을 잘 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자신이 쓰는 회고록으로 인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 대통령의 국정 후 국민들이 판단하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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