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에버랜드에서는 지난 8월 27일 야생동물보호협약(CITES)에 멸종위기종으로 속한 한국호랑이 5마리(수컷 2마리와 암컷 3마리)가 자연번식으로 태어나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호랑이는 한반도에 서식했던 호랑이를 말하는데 보통 ‘백두산 호랑이’, ‘조선범’, ‘시베리아 호랑이’ 등으로 불린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베리아 호랑이와 백두산 호랑이를 별도 개체로 구분하기도 한다. 한국 호랑이는 다른 호랑이 종에 비해 체구는 다소 작지만 19세기 사냥꾼들 사이에서 용맹하기로 소문나기도 했다. 그래서 예부터 우리 민족은 한국 호랑이의 기운을 빗댄 여러 관습과 문화, 비유가 이어져 오기도 했다. 

한국 호랑이는 사냥이 민간에 보급되면서 그 개체수가 줄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특히 일제강점기 때 해로운 짐승을 없앤다는 이상한 방침 속에 97마리가 남획된 것으로 전해지며, 특히 남한에서는 1921년 경북 경주시 대덕산에서 사살된 개체가 마지막 공식 기록으로 남아있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1993년 자강도 낭림산에서 호랑이 가족 3마리가 생포됐는데, 이때 한 마리가 1999년 1월 서울대공원에 반입되어 개체 보존이 이루어져 왔다. 

한국호랑이는 보통 한 번에 2∼3마리 정도만 출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번 에버랜드에서 한국호랑이 5마리가 한 번에 태어난 것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사례다. 지난 6월 27일 한국호랑이 태호(아빠)·건곤이(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호랑이 5남매(수컷 2마리·암컷 3마리)는 출생 당시 체중이 약 1㎏이었으나 3개월여 지난 지금은 약 10㎏로 10배가량 성장했다.

에버랜드는 지난 달 30일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멸종위기종 1급인 한국호랑이 5남매의 이름을 아름, 다운, 우리, 나라, 강산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간 에버랜드가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해 모은 2천여 가지 가운데 5가지를 골라 고객 4천명을 대상으로 투표한 결과다. 새끼 호랑이 5남매 가운데 첫째는 식탐이 많고, 둘째는 장난이 심하지만 겁이 많은 편이고, 셋째는 온순하지만 먹을 것 앞에서는 용감하며, 넷째는 호기심이 많고, 막내는 엄마 호랑이 옆에 붙어있으면서 언니·오빠에게 장난도 많이 치는 등 다양한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호랑이 5남매는 타이거밸리에서 적응 기간을 거쳐 지난 달 30일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에버랜드 측은 "처음 타이거밸리에 나왔을 땐 엄마 뒤만 따라다니며 낯선 장소에 겁먹은 모습을 보였다"며 "차츰 풀, 나무, 흙냄새를 맡아보는 등 적응하더니 지금은 물에서 수영을 즐기고, 새를 보면 으르렁거리는 등 호랑이다운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원 에버랜드 사육사는 "고객들이 선정해 준 이름은 아름다운 우리나라 강산을 표현하는 의미가 담겼다"며 "5남매가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는 새끼 한국호랑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현재 에버랜드에는 이번에 태어난 5마리의 새끼 외에 10마리(수컷 5마리, 암컷 5마리)의 한국호랑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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