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성현, 신승우] 지난 시간에는 여러 사례를 바탕으로 아동학대의 정의와 네 가지의 아동학대 유형들 가운데 신체학대와 정서학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같은 행위라 하더라도 아동학대로 봐야 할지 교육을 위한 훈육으로 봐야 할지는 행위의 ‘지속성’ 과 ‘주관성’이 고려되어야 하므로 매우 까다롭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시간에는 지난 시간에 이어 방임과 성 학대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아동학대 근절 방안에 대해서 논의해 보도록 한다.

- 아동학대의 네 가지 유형 가운데, 방임 유기와 성 학대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홍창표 팀장) 먼저 방임의 사례로 부모가 어린 영유아 아이들을 집 안에 놓고서 외출을 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이때 역시 아동학대의 판단 기준은 ‘지속성’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부모가 생계를 위해 매일 출근할 때 아침에 문을 잠가놓고 나간 경우, 아이들을 보호자 없이 내버려 뒀으니 방임이 되는 거죠. 이 경우는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아동학대인지 전혀 모르고 무심결에 할 수 있는 아동학대 행위 중 하나입니다.

성 학대로는 자녀를 성적 욕구 해소 대상으로 삼는 부모들이 아동학대로 신고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놀이라고 말하면서 앞에서 성적인 행위를 하거나, 아이를 성적인 도구로 취급한 거죠. 해당 피해 아동들은 정말로 그게 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나중에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성 학대는 아이에게 씻을 수 없이 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니까요. 안타까운 일이었죠.

▲ 아동학대 중 성 학대는 발견하기 쉽지 않아 주위의 관심이 크게 필요하다.(출처/신고의무자 PPT 교육자료,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 정말 충격적이네요. 자신의 아이한테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그럼, 성 학대 문제 해결 시 어려운 점이 있을까요?

(홍창표 팀장) 성 학대는 다른 아동학대 유형들보다 발견이 어렵습니다. 겉으로 표출되는 증상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따라서 좀 더 아이 주변 분들의 높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웃이나 학교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성 학대 피해 아이를 돕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야 발견할 수 있는 상황들이 대부분이니까요.

- 아동학대를 예방을 위해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요?

(홍창표 팀장)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교육’이 가장 중요합니다. 교육은 크게 아이를 위한 교육과 성인들을 위한 교육으로 나뉠 수 있는데 아이들은 아동학대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하도록 돕는데 초점이 맞춰 있습니다. 또한 성인들에게는 예비 부모교육으로 내 아이를 양육할 때 알아야 할 주의 사항들에 대한 교육이 있습니다. 이런 교육들은 연령 상관없이 전 국민이 참여해서 듣는다면 앞으로 아동학대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어린이집에서 계속해서 문제점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이 있을까요?

(홍창표 팀장) 가장 큰 문제는 어린이집 교사 1인당 맡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린이집 업무는 강도 높은 노동력이 필요한데 1인당 맡고 있는 아이들의 수가 지나치게 많은 것이죠. 이 부분은 하루빨리 조정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운영시간을 고려할 때 학교나 유치원에 비해 어린이집은 하루 종일 오랜 시간 동안 아이들을 관리해야 하므로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교육에 집중하기 힘든 점이 있겠죠.

▲ 신고의무자가 아니라도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든지 의심 신고를 해야한다.(출처/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 최근에 정부에서 내놓은 ‘아동학대 근절대책’ 중에는 부모님들이 볼 수 있는 어린이집 실시간 CCTV 설치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홍창표 팀장) 저는 CCTV에 관해 두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먼저, 어떤 아이가 아동학대로 인해서 사망을 하는 등 큰 학대를 받은 경우에 CCTV가 없었다면 증거를 찾을 수 없잖아요. 그런 경우에 CCTV를 통해 도움을 받는 부분을 간과할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제 CCTV가 설치된다면 훈육을 위해 하는 행동들이 행여 ‘아동학대’로 의심받지는 않을까는 우려로 교사 분들이 많이 힘들어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아이에 대한 훈육이 오히려 좀 더 업무적으로 표현이 되겠다는 걱정이 들기도 하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저희가 예시도 준비해보고 전문가와 아동 학대에 관해 인터뷰를 하다 보니 아동학대에 대해서 쉽게 다룰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거 같네요. 마지막으로 전문가로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홍창표 팀장) 우선 아동학대는 아동 전문가들, 아동 교육에 종사하는 분들만 신경 써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들도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잘 받고 예비 부모들은 육아와 훈육과 관련된 사항들을 잘 숙지해야 하겠죠.

아동학대 문제는 전 국민이 다 같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부모님들도 내 가정만의 신경 쓸 일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내 아이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아동 학대 문제는 교사 한 개인의 인성 문제를 넘어 우리나라 육아 문화 패러다임의 변화 속 나타나는 많은 부작용 중 하나입니다. 아동학대,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우리의 새싹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속적이고 꾸준한 구성원 전체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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