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 디자인 이윤아 Pro] 가을의 들판은 오곡백과가 익어 황금색으로 물든다. 이 시기 농민들은 그동안 공을 들여 모를 내고 김을 매며 얻은 곡식들을 거두어들이는 가을걷이 작업에 들어간다. 

보리와 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식들을 수확하기 때문에 일이 많아지고 분주해진다. 보통 추분부터 시작해 추위가 오기 전까지 갈무리를 끝내야하기 때문에 가을걷이는 이웃과 함께 품앗이로 하는 경우가 많다. 가을걷이는 가을에 다 여문 곡식을 거두어들인다는 의미로 추수라고도 불린다. 

벼, 콩, 팥, 기장, 조, 옥수수, 수수, 메밀 등 가을에 여무는 곡식들을 줄기째 베거나 뽑아 이삭만을 따서 말린 후에 알곡을 내는 타작까지의 모든 과정을 말하는데, 곡식마다 가을걷이를 하는 방법들이 조금씩 다르다. 

기계를 사용하기 전까지만 해도 농민들은 벼 베기를 할 때 낫을 사용했다. 그러다 1980년대로 들어오면서 벼를 베어 단으로 묶어내는 바인더라는 수확기를 사용했고, 현재는 대부분이 벼를 베어 탈곡까지 하는 콤바인 기계를 사용하고 있다. 

콩은 하지 때 심어 벼 베기를 할 무렵에 수확하는데, 주로 손으로 뽑고 일부 지방에서는 낫이나 호미로 콩대를 꺾어 수확하지만 최근에는 주로 콩탈곡기를 사용하고 있다. 팥도 콩과 마찬가지로 뽑아서 얼루기에 말리고 도리깨로 털어야 하는데, 팥은 덩굴식물이기 때문에 줄기와 이삭을 함께 넣는 콩탈곡기를 사용한다. 

이렇게 가을걷이 때는 다양한 곡식들을 수확하기 위해 농민들이 매우 분주해진다. 그리고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행정안전부의 조사에 따르면 연간 농기계 사고 중 31%가 가을 수확기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 특히 2013년부터 지난 2018년까지 5년간 7천 471건의 농기계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됐다. 

농기계 사고 때문에 인명피해도 많이 발생했다. 행정안전부의 재난연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541명이 숨지고 6천 525명이 다치는 등 무려 7천 6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을 살펴보면 운전부주의가 50%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과적이나 농기계 동승 등의 안전수칙 불이행이 14%, 다음 정비불량이 14%를 보였다. 농기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농기계로 좁은 농로나 내리막길, 혹은 급커브 길을 운행할 때 속도를 줄여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 또 야간에 농기계로 도로를 다닐 때는 농기계 뒤쪽에 야광 반사판 같은 등화장치를 붙이는 것이 좋다. 

다음 작업복이 농기계 벨트에 말려 들어가지 않도록 소매나 바지가 길게 늘어진 옷은 피해야하고, 신발은 가급적 미끄럼 방지처리가 된 안전화를 신어야 한다. 

이렇게 농민들의 정성으로 수확한 농산물들은 국내로 유통되기도 하지만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가을걷이에 땀을 흘리며 수고롭게 거둔 귀한 농산물들이 피해를 입지 않고 우리 농민들에게 풍요로운 계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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