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지난 8일 막을 내린 ‘도쿄올림픽’.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강행된 대회 자체에 대한 찬반 논란을 떠나, 많은 선수들이 아름다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그 동안 갈고 닦아온 실력을 유감없이 세상에 보여주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다양한 종목에서 많은 선수들이 활약하며 대한민국이름을 빛냈고 희망찬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배구, 탁구, 배드민턴 등의 경기처럼 세트 경기는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하며 무더위와 걱정을 잠시나마 잊게 했는데, 여기에는 엎치락뒤치락 하게 만드는 ‘듀스’라는 점수 제도가 한 몫 하기도 했다.

7월 31일,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대표팀이 일본에 승리하며 8강에 진출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듀스란 네트형 경기인 테니스, 배구, 탁구, 족구 등에서, 승패를 최종 결정하는 마지막 한 점을 남겨 놓고 동점을 이루는 상황을 말한다. 듀스 상황이 되면 이후에 새로 두 점을 잇달아 얻는 쪽이 최종 승리를 하게 된다. 즉 듀스 규칙이 적용되는 경기는 무승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듀스 상황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만약 먼저 15점을 얻어야 승리하는 네트형 경기라면, 14대 14인 상황에 듀스가 성립한다. 접전 끝에 14대 14인 상황이 오면 그 이후에 2점을 연이어 획득한 16대 14 상황이 되면 해당 세트를 승리하게 된다. 여기서 만약 15대 14에서 또 15대 15로 동점이 된다면 17점을 먼저 낸 쪽이 해당 세트를 이기게 되고, 이를 다시 상대가 추격해 16대 16이 된다면 다시 18점을 내야 세트의 승을 가져가게 된다.

앞서 말했듯 무승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동점 상황. 즉 듀스가 만들어지면 2점을 먼저 얻는 쪽이 생길 때까지 경기는 계속 된다. 때문에 세트 경기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접전이 펼쳐지면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나 관람객이나 모두 손에 땀을 쥐게 된다. 여기서 한 쪽이 먼저 한 점 앞서 나가는 경우를 두고 ‘듀스 어드밴티지(advantage)’라 하며, 이를 상대가 다시 동점으로 만들면 다시 듀스 상황이 연출되었다고 해서 듀스 어게인(deuce again)이라고 칭한다.

듀스 제도가 만득 극적인 상황은 도쿄올림픽에서도 연출되었다. 특히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다양한 스포츠 스타를 배출한 배구에서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일례로 결정적인 공격으로 '클러치 박'이라는 별명을 얻은 박정아 선수는 듀스 상황을 놓치지 않고 공격을 성공으로 이어가 승리를 얻어냈다.

먼저 한일전에서 5세트 12-14로 몰린 상황에서 박정아는 연속 공격으로 14-14 듀스를 만들었다. 이후 일본의 범실로 15-14로 역전한 상황에서 박정아는 침착하게 마무리 공격에 성공하며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터키전에서도 박정아의 클러치 능력이 빛났다. 풀 세트 승리의 분수령이 된 3세트 26-26 듀스 접전, 터키의 범실로 한국이 세트포인트를 가져간 상황에서 박정아는 오픈 공격에 성공해 극적인 세트 승리를 따냈다.

단 1점차로 경기의 승패가 갈리는 것을 막기 위한 듀스. 듀스가 있는 한 무승부가 없기 때문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배구, 족구, 배드민턴, 탁구 등 네트 경기의 재미는 배가 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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