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2015년 침체되어 있던 구찌의 구원투수로 나서 명품 패션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만든 ‘마르코 비자리’. 그는 벌, 나비, 꽃 등의 문양에 화려한 색상을 더한 디자인으로 침체된 구찌를 부활시킨 알렉산드로 미켈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전격 발탁한 인물로 현재 미켈레와 구찌 컬렉션을 이끌고 있다.

두 자릿수의 사나이

[사진/Wikimedia]
[사진/Wikimedia]

이탈리아 출신의 비자리는 뒤늦게 패션업계에 입성한 인물이다. 처음에는 컨설팅 경력으로 일을 시작했고 다국적 컨설팅 기업 앤더슨 컨설팅에서 10여년을 금융기관 컨설팅을 담당했다. 컨설턴트였던 그는 지인의 도움으로 패션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비자리의 이름 앞에는 두 자릿수의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일하던 패션 브랜드 스텔라 매카트니를 흑자 전환시켰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부임했던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를 연 매출 4억 유로에서 10억 유로로 성장시켰다. 이렇게 그가 손만 대기만 하면 브랜드의 매출은 치솟기 시작했고 늘 마법을 부리는 듯 성공적인 성장률을 보여주었기에 두 자릿수의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구찌의 구원투수 등판

[사진/구찌_페이스북]
[사진/구찌_페이스북]

2015년부터 구찌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구찌를 이끌던 2명의 수장의 계약이 종료되고 성장이 정체되어 가던 시기 새로운 수장 자리에 비자리가 앉게 되었다. 비자리는 위기의 구찌를 살리기 위해 디자이너를 물색했고 이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알렉산드로 미켈레를 임명했다. 비자리는 이미 업계에서 인정받아 유명한 인물이었지만 미켈레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기 때문에 미켈레의 임명은 파격 인사였다.

다시 성장하는 구찌

[사진/구찌_페이스북]
[사진/구찌_페이스북]

미켈레는 12년 동안 구찌에서 일했지만 알려진 바가 없어 대다수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구찌의 부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을 비웃듯 미켈레는 기존의 올드하고 식상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벌, 나비, 꽃 등을 이용해 화려하고 자유분방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브랜드 전반의 이미지를 과감하게 바꾸면서 업계의 눈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핫한 명품 브랜드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젊은 층을 공략한 전략

[사진/구찌_페이스북]
[사진/구찌_페이스북]

미켈레의 디자인도 뛰어났지만 비자리의 안목을 무시할 수 없다. 사실 비자리가 경영을 맡기 전의 구찌는 혁신과는 거리가 먼 기업이었다. 지휘봉을 넘겨받은 비자리는 올드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젊은 감각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세웠고 다른 명품 브랜드가 희소성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다양한 SNS 플랫폼을 활용하게 했다. 그리고 35세 미만의 젊은 사원들이 임원진을 가르치는 '리버스 멘토링'를 시행했다. 임원들이 멘토가 되고 신입들이 멘티가 되는 기존의 방식을 깬 것이다. 임원회의가 끝난 직후에도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들었고 이들의 의견은 구찌 사업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었다.

MZ세대들의 열광

[사진/구찌_페이스북]
[사진/구찌_페이스북]

비자리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고 MZ세대들은 구찌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구찌의 신제품은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이는 매출과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으며 심지어 ‘It’s Gucci!’라는 말이 ‘멋지다, 괜찮다’라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로 등극했다. 구찌 전체 매출의 55%가 35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결과로 이어졌으며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로고를 변경하는 등 구찌의 전략을 따라 하고 있다.  

구찌는 지금도 변화와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젊은 소비자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 이러한 구찌의 성장 뒤에는 수시로 젊은 직원과 고객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르코 비자리’가 든든히 지키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