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산책을 하듯 로켓을 타고 우주로 날아가 은하계를 감상하는 날은 언제쯤 올 수 있을까. 이제 머릿속에서만 그려지던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과거 우주에 갔던 사람들은 대부분 과학기술자들이었지만 최근에는 민간 우주 여행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지의 공간 우주를 민간인의 신분으로 다녀온 사람들은 누가 있는지 알아보자.

현지시간으로 지난 7월 11일,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우주 관광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그는 자신이 창업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유니티'에는 모두 6명이 탑승했다. 브랜슨과 버진 갤럭틱 소속 조종사 2명, 임원 3명이 우주 관광 체험에 나섰다. 모선인 'VMS 이브'에 실려 미국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에서 이륙했고 8.5마일(13.6㎞) 상공에 도달하자 '유니티'는 '이브'에서 분리돼 음속 3배인 마하3의 속도로 우주의 가장자리를 향해 날아올랐다.

브랜슨은 고도 55마일(88.5㎞)까지 도달해 약 4분간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 중력'(microgravity) 상태를 체험한 뒤 지구로 귀환했다. 미국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을 창업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의 우주 비행보다 9일이나 빨랐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7월 20일, 세계 최고 부자이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도 우주 관광에 성공했다. 그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에 첫 우주여행의 자리를 내줬지만, 브랜슨보다 더 높은 고도 100㎞ 우주에 도달했다.

베이조스는 텍사스주 서부 사막지대 발사장에서 '뉴 셰퍼드' 로켓을 타고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 브랜슨은 86㎞ 상공에 도달했으나 베이조스는 고도 106㎞까지 날아올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연방항공국(FAA)은 고도 80㎞ 이상을 우주의 기준으로 보지만, 유럽 국제항공우주연맹은 고도 100㎞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을 넘어야 우주로 정의한다.

이에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 탐사기업 '블루 오리진'은 100㎞ 이상 우주여행을 자사의 경쟁력으로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슨의 우주 기업 '버진 갤럭틱'은 80㎞ 이상 비행으로도 우주 관광에 손색이 없다는 입장이다.

베이조스는 조종사 없는 완전 자동제어 로켓으로 우주를 다녀오는 기록도 세웠다. 브랜슨이 탔던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기 '유니티'는 조종사 2명이 탑승했지만, 베이조스의 '뉴 셰퍼드' 로켓은 이날 조종사 없이 비행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도 오는 9월 일반인 4명을 우주선에 태워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비행에 도전한다. 스페이스X는 2023년에 일반인의 달 우주 관광도 계획 중이지만 다만, 머스크는 우주선에 직접 탑승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

부를 과시하기 위해 억만장자들이 펼치는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미지의 세계에 가려는 인류의 오랜 욕망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일찍 우주 관광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민간인들의 우주여행 꿈은 한층 현실화가 되어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우주 산업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우주 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미지의 공간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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