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중국의 청년 부호 40명의 대부분은 전통적인 산업 분야가 아닌 인터넷이나 기술 분야의 사업을 통해 부를 창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국의 청년 부호 40명 가운데 35명은 1980년대 생이었다. 나머지 5명은 1980년대에 태어난 사업가이며, 최연소자는 29살이었다. 그 중 단연 1위는 '틱톡'(TikTok)과 ‘더우인’을 거느린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창업자 장이밍(38세). 그는 '포춘 차이나'가 선정한 중국의 40세 미만 청년 부호 40명의 순위에서 장이밍이 3년 연속으로 1위에 올랐다.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오른편) AP통신 발행 사진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영리한 분리경영의 대성공

중국 난카이(南開)대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장이밍은 2012년 바이트댄스를 세웠다. 바이트댄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틱톡과 더우인(抖音)을 내놓아 큰 성공을 거뒀다. 영리하게도 바이트댄스는 중국 지역 서비스인 더우인과 중국을 제외한 해외 서비스인 틱톡을 분리해 경영한다.
그렇게 틱톡은 자국의 거대한 시장 안에서 안주하던 기존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같은 기존 인터넷 공룡 기업과 달리 처음으로 중국 지역 밖에서 대성공을 거둔 인터넷 서비스가 되었다. 더우인을 제외한 틱톡의 이용자만 세계적으로 10억명에 달한다.

9년 만에 거둔 큰 성과...일일 이용자만 6억명

틱톡 로고 [연합뉴스 제공]

장이밍의 재산은 3천500억 위안(약 60조950억 원)으로 추정됐다. 장이밍은 2012년 설립한 바이트댄스를 9년 만에 시장에서 기업가치 4천억 달러로 평가받는 거대 기술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바이트댄스는 중국을 대표하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과 '틱톡의 중국판'인 더우인을 비롯해 뉴스 플랫폼 진르터우타오, 긴 동영상 플랫폼인 시과스핀 등을 거느린 거대 기술기업이다. 바이트댄스의 대표 상품인 더우인과 틱톡은 특수효과를 입힌 짧은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로, 중국은 물론 미국 등 해외에서도 1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더우인은 작년 8월 현재 일일 활성 이용자가 6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틱톡의 일일 활성 이용자는 전 세계적으로 6억8천900만 명에 달한다.

미국 규제의 시련에 중국의 규제까지...노력은 계속 된다

승승장구하던 장이밍에게 시련이 닥쳤다. 바이트댄스의 자회사로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은 안보상의 이유로 미국의 규제 표적이 된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틱톡을 통해 미국 내 사용자 1억 명의 개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한다며 지난해 8월 14일 틱톡의 미국 사업체를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미국 내 사업체를 오라클에 매각하려고 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 2월 매각 협상이 중단된 상황. 설상가상으로 중국도 지난해부터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장이밍은 포춘 차이나에 "바이트댄스의 설립자로서 과거 몇 년 동안 미국의 제재를 포함해 압박 요인들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면서 "바이트댄스를 글로벌 비전을 가진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 [연합뉴스 제공]

자신에 대한 통찰 적임자에게 배턴 터치

장이밍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큰 선택을 했다. 지난 20일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에 따르면 장이밍은 올해 연말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현재 38살인 장이밍은 사내 공지를 통해 "저는 이상적인 경영인으로서 덕목이 부족하다"면서 "일상의 관리 책임에서 벗어나면 장기적인 전략과 조직 문화, 사회 책임을 보살필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임 CEO는 함께 회사를 창업한 량루보에게 맡기기로 했다며 현재 인적자원 업무를 이끌고 있는 량루보는 "매우 귀중한 협력자"로 원활한 인계인수를 위해 앞으로 6개월간 그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트댄스는 장이밍이 CEO에서 물러난 뒤에는 장기 전략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트댄스는 조만간 홍콩증시에 상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으나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바이트댄스가 미국은 물론 중국 내부에서의 규제에 직면해 사업을 재구축할 필요성 때문에 IPO 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바이트댄스 - 틱톡 [REUTERS/Illustration/File Photo=연합뉴스 제공]

이번 장이밍의 사임 발표는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 등 인터넷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나왔기 때문에 한 발 물러섬인지,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지키기 위한 전략인지 많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평가가 어떻든 이번 CEO 교체는 바이트댄스가 2012년 설립된 이래 가장 중요한 인사 이동이다. 미국은 물론 자국인 중국마저 규제를 강화한 상황, 하지만 틱톡 등 장이밍이 내놓은 플랫폼들의 인기는 여전하다. 과연 바이트 댄스의 운명과 중국 최고의 부호 장이밍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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