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풀리면서 미세먼지와 황사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 돌아왔다. 이렇다 보니 외부 활동을 하는 시간 동안에는 원치 않아도 탁한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다. 이러한 환경은 자연스레 실내 공기정화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실내 공기만이라도 조금은 깨끗하고 신선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실내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공기 청정기와 같은 기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 방법 또한 일시적인 효과를 가져올 뿐이다. 오히려 전자파 등의 부작용을 무시하기 어렵다. 반면 식물, 화분을 이용하는 방법은 지극히 친환경적이다. 실내에 ‘숲’을 가져오면서 공기정화 효과를 모두 누리는 것은 물론 살아있는 식물의 짙은 초록빛을 보며 정서적인 안정감도 느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인천 청라에서 르쁘띠쟈뎅을 운영하는 정희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청라 르쁘띠쟈뎅 내외부전경
▲ 청라 르쁘띠쟈뎅 내외부전경

Q. 르쁘띠쟈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준다면?
A. 르쁘띠쟈뎅은 ‘작은 정원’이라는 의미의 불어이다. 의미 그대로, 작은 정원처럼 많은 사람이 편하게 들러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게 되었다. 식물에 대해 많은 분이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하시는데, 이러한 장벽을 낮추고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Q. 르쁘띠쟈뎅을 오픈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원래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어릴 적 정원이 있는 집에서 크게 되었는데, 이를 통해 식물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접근이 되었던 것 같다. 덕분에 식물을 가꾸고 판매하는 분들의 이야기도 많이 듣게 되었는데, 사실 국내에서 식물가게를 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으로 순탄하지만은 않다. 즉, 식물 자체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이를 업으로 삼는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식물을 연구하고 배우며 르쁘띠쟈뎅을 오픈하게 된 이유는 식물만이 줄 수 있는 마음의 힐링이 내 삶에서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렇듯, 사회생활, 인간관계 속에서 오는 다양한 아픔들을 안고 우리는 살아간다. 이럴 때 온전히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오브젝트 중 하나가 바로 식물이다. 이 경험을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Q. 르쁘띠쟈뎅만의 강점이나 차별성이 있다면?
A. ‘플렌테리어’, 즉 식물로 실내를 꾸밈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얻고 실용적 측면에서도 접근할 수 있는 쪽으로 샵 운영의 콘셉트를 잡고 있다. 플렌테리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단순한 선물용이 아니라 식물 자체가 인테리어의 한 구성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식물의 유지력이 굉장히 중요한 법이다.

알칼리성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 있고, 산성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 있는데, 식물이 자랄 흙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판매하면 아무리 관리가 필요하지 않은 식물이어도 오래 가지 못한다. 우리는 이 점에 집중하고 있다. 판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이 죽어서 다시 들고 오시는 고객이 없도록 세심한 관리를 다하고 있다.

▲ 청라 르쁘띠쟈뎅 내부전경
▲ 청라 르쁘띠쟈뎅 내부전경

Q. 주요 포트폴리오에 대해 소개해준다면?
A. 플랜테리어에 필요한 다양한 식물들은 기본이며, 가드닝 제품, 서적 등, 정원과 관련된 모든 것들은 판매한다고 보면 된다. ‘옷이 날개다’라는 말이 있듯, 식물을 담는 화분 역시 중요하다. 르쁘띠쟈뎅은 다양한 화분 역시 함께 판매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에서 생산한 수제 프리미엄 화분도 판매 중이다.

최근 식물에 대한 유행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식물과 꽃을 구분하여 판매하는 고전적인 방법이 아니라, 꽃을 원하는 분 역시 식물에 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꽃과 식물을 함께 조화롭게 판매 중이다.

Q. 운영에 있어 큰 보람을 느낀 사례가 있다면?
A. 식물은 살아있는 생명 그 자체이다. 샵에서 판매했다고 그 길로 끝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우리 샵에서 식물을 사 가신 분들이 식물이 잘 자라는 모습, 그리고 꽃까지 피워내는 모습을 내게 보내주실 때면 그렇게 가슴 한편이 뭉클할 수가 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울감을 극복하고, 관계를 개선해나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내가 이 일을 선택한 것이 정말 잘한 일이라는 확신이 든다.

Q. 현재의 르쁘띠쟈뎅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가 있다면?
A. 나이와 성별, 목적, 성향, 그리고 식물의 관리 가능 여부, 플랜테리어의 경우에는 어떤 공간에 놓을지에 대한 카테고리까지 면밀하게 확인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식물은 구매 이후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식물이 판매된 이후에도 꾸준한 피드백을 통해 오랫동안 건강하게 기를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내가 오래 키울 수 없다고 판단되는 식물들은 애초에 샵에 들여오지도 않는다. 이는 구매자에 대한 책임이자 식물에 대한 애정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샵에 오시는 많은 분이 이러한 내 신념을 잘 알아주시는 것 같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가 있다면?
A. 식물과 관련된 토탈샵, 멀티플랫폼 형태의 공간을 구축하고 싶다. 이를 통해 많은 분과 다양한 식물의 매력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자 한다.

또한, 앞으로 소상공인들이 살아남을 방법은 서로 간의 협업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의 샵을 예로 들면 굳이 식물 관련 제품만을 취급하지 않는다. 오브제도 좋고 서적도 취급하고 그렇듯이 식물은 전혀 엉뚱한 제품과도 잘 어울린다. 근처 다른 업종의 제품을 서로 홍보해주고 판매까지 이어진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본다. 협업을 통해 르쁘띠쟈뎅이 플랫폼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전망이자 목표이다

Q. 기사를 접할 독자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A. 최근 관엽식물, 희귀식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요즘은 희귀식물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고가의 수익을 올릴수 있는 식테크가 떠오르면서 집에서 재테크의 목적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가드너의 입장에서 볼 때 식물에 대한 접근이 수익에 편중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우려스럽기도 하다. 

식물은 내 삶의 질을 올리고, 이를 통해 마음의 치유를 얻고 ‘힐링’할 수 있는 동반자로 생각해야 한다. 구매자나 판매자 모두 이 부분을 명심했으면 한다. 하나의 생명으로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식물을 봐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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