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부모들은 아이의 교육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인다. 그중에서도 미술수업은 아이들에게 창의력과 호기심 등 다양한 사고를 키우고 정서를 발달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들이 자신이 보고 듣고 만지면서 느낀 다양한 욕구와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교육방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미술수업을 할 때는 예술적인 완성도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부모나 교사가 아동의 미술 활동에 지나치게 관여하거나 무작정 베끼게 해서는 안 된다. 이보다는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아동이 스스로 상상력을 표현하고 온전히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부산 연제구에서 푸른나무미술학원을 운영하는 정미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부산 푸른나무미술학원 정미라 대표
▲ 부산 푸른나무미술학원 정미라 대표

Q. 푸른나무미술학원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와 대화를 하듯 그림 그리기로 이야기를 나누고 어린이집, 유치원 대신 미술학원에 다니며 자연스럽게 그림을 전공하고 미술 선생님이 되었다. 유치원에서 미술 강사를 하며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다. 알고 있는 것을 그리지 못하고 옆에 친구 그림을 따라 그리는 아이, 주제와 상관없이 아는 것만 나열해 그리는 아이, 종이를 가리고 그림을 그리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의 성향에 맞게 좀 더 체계적으로 그림을 지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학원을 운영하게 되었다.

Q. 푸른나무미술학원의 주 서비스를 소개해 주십시오.
A.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 미술 전문 학원으로 기초가 부족하거나 심화가 필요한 중학생도 별도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의 나이와 흥미를 반영한 아동 미술 계획안을 월별로 작성하여 매달 집으로 보내고 있다. 명절이나 행사에 따라 이벤트나 푸드아트(Food Art), 만들기에 변화를 주어 사고의 폭과 삶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미술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안에 반영하려고 한다.

유치부는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생각할 수 있는 동기를 유발하고 다양한 재료를 그리기와 접목하여 조형과 회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초등부는 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하여 아동화, 소묘, 수채화 및 다양한 미술기법과 창의적인 표현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중등부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심화 과정을 통해 보완해주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Q. 여타 유사 업종과 비교해 볼 때 푸른나무미술학원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잘 그리는 방법보다 머리와 가슴에서 맴도는 그림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아이의 성향에 맞는 수업을 하려 한다. 스케치가 뛰어난 아이, 채색이 뛰어난 아이, 발상이 뛰어난 아이 또는 소심한 성격의 아이, 주의력이 부족한 아이, 그림에 흥미가 없는 아이 등 세상에는 다양한 아이가 있다. 아이가 어떤 성향에 소질이 있는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 발달 정도에 따라 다르게 지도하고자 선생님들과 의논하고 지도법을 달리하려고 연구하고 노력한다.

▲ 부산 푸른나무미술학원 내부전경 및 수업사진
▲ 부산 푸른나무미술학원 내부전경 및 수업사진

Q. 푸른나무미술학원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보기에 좋은 작품들보다 아이들의 개성과 창의성이 돋보이는 작품을 추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원의 커리큘럼도 중요하지만, 아이들과 라포를 형성하고 아이들의 그림을 격려할 줄 아는 선생님의 자질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생님들과 타 미술학원과의 교류, 아동 미술 전시회 관람 및 사생대회 참여로 아동 미술을 보는 시야를 넓히려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미술 실기 지도력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아동심리부터 색채 심리, 노인 심리상담까지 자격을 갖추고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감사하고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많았다. 몇 년 전에 학원을 지금의 장소로 이전하였는데 철거부터 인테리어, 이사까지 학부모님들께서 도와주셨다. 새 단장 오픈 행사도 성인이 된 제자들이 와서 도와주어 너무 뿌듯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불과 얼마 전에 학교 앞에서 아이 어머니께서 “선생님, 우리 아이 오늘부터 보내도 될까요? 상담은 제가 따로 찾아뵐게요”라고 말씀하신 분이 있다. 첫째 아이의 어머니 모임을 통해 푸른나무미술학원의 소식을 듣고 보내주셨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미술학원을 어떤 광고보다 믿음으로 알려주시는 학부모님들께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우리 푸른나무미술학원의 애칭은 ‘씩씩한 푸른나무’다. 친분이 있는 타 미술학원, 음악학원 원장님들이 지어주었다. 20대 후반에 미술학원 운영을 시작할 때는 그림만 잘 지도하고 아이들과만 잘 지내면 될 줄 알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회비관리부터 학부모와의 관계, 주위 학원들과의 관계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었다. 혼자 해결하면서 힘들었지만, 나만의 처리방법도 생겨났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그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선배 원장님들께 물어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 하였다.

음식은 나누어 먹으면 맛이 있듯이 그림도 나누어야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학원을 휴원 하는 동안 미술 홈키트를 만들어 집마다 제공하며 학원 원생들과 꾸준히 소통했다. 5년 전부터는 필리핀 아이들에게 미술 재료를 보내거나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색연필 12색조차 생소한 현지 빈민가 아이들에게 책상, 의자도 없는 바닥에 앉아 눈높이를 맞추며 그림을 그려주었다. 그러자 낯선 이방인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반겨주던 아이들의 모습은 학원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제공해 주었다.

Q. 푸른나무미술학원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코로나19로 휴원을 하면서 학원에 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기다리며 찾아가는 미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하는 수업시간을 선택하여 언제든 미술을 할 수 있는 화상 줌(ZOOM) 미술수업을 계획 중이다. 장기 계획으로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고령화 추세에 대비하여 노인들에게 미술을 매개로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여가활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버 미술’을 하고자 한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어린아이에게 예술은 그림을 그리거나 만드는 것 이상이다. 그것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자신과 세계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방법이다’라는 말이 있다. 미술은 남들이 하니까, 다른 아이들보다 못 그려서 하는 게 아니라 건강한 정서를 배워나가는 과정이므로 타 과목보다 더 중요한 과목이라 생각한다. 모두 다른 성향의 아이들에게 일률적인 미술 지도가 아닌 아이들 개인에 관한 관심과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미술을 지도하시는 선생님들은 열의를 가지고 힘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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