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그대 모습은 보랏빛처럼~”라는 가사가 있듯이 최근 스마트폰이 보랏빛으로 물들고 있다. 삼성에서 내세운 갤럭시S21의 팬텀 바이올렛이 대중들에게 큰 반응을 얻자 애플도 퍼플 색상의 아이폰12를 공개했다. 이렇게 퍼플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 퍼플 색깔에 숨은 비밀이라도 있는 것일까.

먼저 퍼플은 보랏빛이라고 하며 남빛과 자줏빛이 섞인 빛깔은 띤다.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보라색이라고 모두 부르지만 서양에서는 보라색을 ‘퍼플’과 ‘바이올렛’으로 나눈다. 정확하게는 퍼플은 붉은빛이 더 강한 보라이며 바이올렛은 푸른빛이 더 강한 보라이다.

이 퍼플은 그리스, 로마, 비잔틴 등에서는 약 3,000년에 걸쳐 부유한 권력자 계급의 옷 색깔로 사용되었다. 당시 퍼플색의 염료는 조개 분비물에서 추출했는데 염료 1g을 얻기 위해서는 약 900개의 조개가 필요했다. 

희소가치로 인해 퍼플은 부유층의 색이 되었고 카이사르나 아우구스투스는 황제 이외에 일반인들이 자색을 착용하는 것을 금했다. 그리고 네로의 집정 하에서는 자색 의복을 파는 자를 사형에 처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퍼플은 특권 계층의 색으로 여겨졌다. 설화 등에서도 비범한 사람이 등장할 때는 자색 구름이 자욱한 것으로 묘사되었고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어 왔다. 신라의 골품제에서 보라색 관복을 입을 수 있는 것은 성골과 진골만이 오를 수 있는 귀족들뿐이었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퍼플은 외향적 심리를 나타내는 빨강과 구심적 심리를 나타내는 파랑이 혼합된 색으로서 색상 자체만으로 고고함, 세련됨 등의 이미지를 준다. 또한 중립적인 느낌으로 몸과 마음의 조화를 원할 때 끌리게 되는 색이며 심신이 피로할 때 무의식적으로 찾게 되는 치유의 색으로 보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서의 퍼플은 노란 피부를 화사하게 해주는 색으로 꼽힌다. 퍼플은 노란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 피부톤을 정돈해주고 잡티와 기미 커버까지 가능하다. 패션 업계에서도 퍼플은 고귀한 색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우아함과 품위, 화려함을 상징하며 여성스러움을 표현할 때에도 퍼플은 자주 활용된다. 물론 개성이 강한 색이기에 잘못 사용하면 인공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현재 전남 신안의 안좌도는 아예 퍼플섬으로 섬 전체가 보라색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섬 전체를 보라색으로 단장을 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 등에서도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섬 입구부터 보라색으로 단장한 목교가 있고 도로, 꽃, 조형물 등 온통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다.

신비로우면서도 고귀하고 화려하며 우아함을 선사하는 색 ‘퍼플’. 고대에도 그렇듯 지금도 개성을 뽐내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패션, 화장품, 스마트기기 등 온통 퍼플로 물들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는 또 어떤 퍼플의 무언가를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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