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조재휘 / 디자인 임수현 수습]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아케고스와 차액거래(CFD) 계약 등을 맺고 자금을 빌려줬다가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 1,200억 원)가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은행들은 빌 황의 가족회사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의 거래 때문에 이같은 피해를 입으며 ‘아케고스 사태’가 발생했다.

‘아케고스 사태’란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한국명 황성국)과의 거래로 인한 국제 금융회사들의 총 손실 규모가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 1,200억 원)에 달했던 사태로 또 이런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제2의 아케고스 사태’라는 말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7일 스위스의 투자은행 UBS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빌 황의 가족회사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의 거래 때문에 8억 6,100만 달러(약 9,574억 원)의 손실을 본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본의 노무라증권은 아케고스 때문에 발생한 손실 규모를 당초 20억 달러(약 2조 2,240억 원)에서 28억 5,000만 달러(약 3조 1,700억 원)로 수정해 발표했다. 예측했던 것보다 손실 규모가 더 커진 것이다.

WSJ은 크레디트 스위스와 모건 스탠리 등 앞서 분기 보고서를 발표한 금융회사들의 손실 규모와 합산할 경우 아케고스와의 계약으로 발생한 총 손실액은 100억 달러가 넘는다고 전했다.

특히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을 봤으며 그 규모가 55억 달러(약 6조 1,100억 원)에 달한다. 이와 같은 손실로 크레디트 스위스는 주총을 앞두고 우르스 로너 회장이 은퇴를 선언했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손실액은 9억 1,100만 달러(약 1조 157억 원)로 확인됐다. 모건스탠리는 담보로 잡고 있던 아케고스의 비아콤CBS 주식 4,500만 주를 발 빠르게 블록딜로 처분했지만 큰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피해를 본 금융회사들은 아케고스와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맺고 주식을 매입할 자금을 빌려줬다. 그러나 지난달 아케고스가 자금을 빌려 투자한 주식이 급락하게 되자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마진콜 상황이 발생했고 아케고스는 사태 수습에 실패했다. 

TRS는 주식 매입자가 투자에 따른 수익과 리스크를 주식의 원래 소유자(매각자)와 나눠 갖는 대신 고정된 이자 수입을 얻는 거래로 IB들은 투자자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다. TRS를 활용하면 투자자는 수수료만 내고 수익을 얻어갈 수 있다.

대형 투자은행들이 막대한 규모의 손실을 입게 된 ‘아케고스 사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아케고스 사태를 촉발한 원인으로 지적되는 파생상품 총수익스와프(TRS)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제2의 아케고스 사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피해를 입은 투자은행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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